‘노무현 NLL 발언’ 주장에 참여정부 측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2012.10.09 22:06 입력 2012.10.10 01:00 수정

새누리 정문헌 “대화록 봤다” 통일부 “보관한 적 없다”

당시 배석 이재정 “녹취록 있지도 않지만, 봤다면 위법”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10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발언을 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8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노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공개 대화록을 봤다면서 노 대통령의 말을 전한 게 발단이다. 정 의원이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지내 이에 대한 정보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정 의원은 정상회담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에게 ‘NLL 때문에 골치 아프다. 미국이 땅 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니까.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어로 활동을 하면 NLL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며 구두약속을 해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7년 10월3일 오후 3시 백화원초대소에서 남북 정상은 단독회담을 가졌다. 당시 회담내용은 녹음됐고 북한 통전부는 녹취된 대화록이 비밀합의 사항이라며 우리 측 비선라인과 공유했다”고 밝혔다. 그는 폐기 지시에도 불구, 대화록이 통일부와 국가정보원에 보관돼 있다고 했다.

정상회담 한 달 뒤 국방장관회담 남측 대표였던 김장수 전 국방장관은 “당시 김일철 북한 인민무력부장이 ‘노 대통령도 서해 NLL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국방장관이 그런 얘기를 하느냐. 노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해보라’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이에 통일부 당국자는 9일 “정 의원이 주장한 대화록을 통일부는 보관한 적이 없으며 현재 보관하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당시 정상회담에 배석한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정 의원이 말한 10월3일 오후 3시는 (이 전 장관 등) 양측 공식 수행원이 배석한 공식 회담 중이었다. 그 시간에 비밀회담을 하고 비밀문서가 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모든 정상회담은 양측이 합의해 녹음을 한다”면서 “정치적 보복을 막으려고 후임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의 녹취록을 볼 수 없는 게 대통령 기록관의 원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밀회담 녹취록은 있지도 않지만, 설령 있다고 해도 정 의원이 그것을 봤다면 위법”이라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또 “정상회담에서 서해 평화협력특별지대 얘기를 했지만 NLL 문제는 단 한 번도 거론되지 않았다”면서 “정상회담에서 다룰 성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 전 장관의 주장에 대해선 “그는 정상회담에 배석하지 않았고 준비과정에서 서해 공동어로구역 설정에도 반대했다”고 했다.

또 다른 정상회담 배석자인 김만복 전 국정원장도 정상만 따로 만나 나눈 대화를 기록한 것은 없다고 했다. 다만 자신과 조명균 당시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이 노 대통령을 수행하며 김 위원장과 주고받은 발언을 수기로 작성한 기록은 청와대와 국정원에 보관돼 있다고 8일 오마이뉴스에 말했다. 북측이 만든 녹취록을 건네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송민순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도 “평양에 가기 전 청와대에서는 NLL을 기선으로 양쪽 수역을 같은 면적으로 합쳐 공동어로 수역으로 하려는 복안을 갖고 있었다”며 “기선을 NLL로 한다는 것 자체가 NLL 존재를 전제로 한다는 뜻인데,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겠다고 해석한다면 견강부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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