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그 얼굴, 그 노래’

2018.04.01 23:14
이지선 기자

인물난에…김문수·이인제·김무성 등 올드보이 소환

지방선거·대여투쟁 전면에 배치, 해묵은 색깔론 부각

위 사진부터 김문수·이인제·이재오 전 의원, 김무성 의원.

위 사진부터 김문수·이인제·이재오 전 의원, 김무성 의원.

자유한국당이 현안 대응에 ‘올드보이’들을 속속 소환하고 있다. 이들의 재등장과 함께 색깔론 등 ‘올드송’이 울리는 빈도도 잦아졌다. 6·13 지방선거 국면에서 대여투쟁을 강화하기 위한 의도라고 당 지도부는 밝혔지만, 과거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당장 지방선거 후보로 ‘흘러간 인물’들이 유력시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적극 검토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국당은 35% 보수를 결집할 수 있는 카드라고 주장한다. 6선 의원 출신인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충남지사 후보, 두 차례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 전 최고위원이 경남지사 후보로 유력하다.

대여 투쟁 선두에도 흘러간 인사들이 배치됐다. ‘대통령 개헌안’ 문제점을 지적하며 출범한 사회주의개헌저지투쟁본부 위원장에는 김무성 의원(6선), 이재오 전 의원, 김문수 전 지사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 전 의원은 홍준표 대표와 함께 15~17대 의원을 지내며, 당내 비주류로 쓴소리를 자처한 바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에 야당 시절을 겪은 전투력 있는 인물들로 꼽히기도 한다. 홍준표 대표는 이들을 “우리 당에서 가장 대여투쟁력이 풍부하고 경험이 많은 분”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당 북핵폐기추진특별위원회 위원장은 김무성 의원, 경제파탄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정진석 의원이 맡고 있다. 각각 문재인 정부의 안보와 경제 정책을 집중적으로 부각하는 임무를 띠고 있는 특위다. 김 의원은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방남 당시 이를 저지하기 위해 통일대교에서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

올드보이들의 재등판은 인물난을 겪고 있는 당 현실이 반영된 것이다. 당 관계자는 “초선들의 대여투쟁력이 너무 약하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고, 물고 늘어질 줄도 모른다”고 말했다. 당내에 강한 대여투쟁을 이끌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차례 경기지사를 지낸 데다 2016년 총선 때 대구 수성갑에서 낙선한 김 전 지사나 당적을 바꿔가며 정치생명을 연장해온 이 전 최고위원 출마가 명분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과거에 대한 진솔한 반성은 뒤로한 채 색깔론 등 올드송만 부각시키는 데 여념이 없다는 것이다.

김무성 의원은 “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 속에 숨어있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카를 마르크스가 주장한 사회주의적 노동가치론에 비춰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고, 김문수 전 지사는 “홍위병식 좌향좌 개헌을 반드시 막겠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