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총재 “이산방문 규모 점진확대”

2000.08.01 19:09

“통일사업에 신명을 바치겠습니다”. 장충식(張忠植·68) 단국대 이사장이 1일 대한적십자사 21대 총재에 취임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과거 남북체육회담에 참여했던 경험을 살려 통일로 가는 길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장총재는 평북 선천 출신으로 1989년에는 축구와 탁구 단일팀 구성 등을 논의한 남북체육회담 한국측 수석대표로 일한 바 있다. 당시 북측의 입장을 이해하려 애를 써 북한이 공공연히 “장대표가 나오면 언제든지 회담에 나오겠다”는 말을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중요한 시기에 총재를 맡게 된 소감은.

“민족 화해의 마당이 열리는 때에 총재가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남북교류는 항상 상대방이 있는 만큼 그쪽(북)의 입장을 고려해 추진하겠다. 과거의 대결구도에서 탈피해 화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일하겠다”

-이산가족 방문단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시에 모든 게 이뤄지면 좋겠지만 북도 나름의 사정이 있을 것이므로 이를 감안해야 한다. 그런 만큼 100명에서 200명으로, 그리고 300명으로 하는 식으로 규모를 점진적으로 늘리는 게 좋다고 본다. 면회소 설치 역시 서로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북쪽의 조건, 환경, 입장을 고려해 대화에 임하면 그쪽도 가슴을 열 것이다”

-과거 북한과 회담할 때 느낀 것은.

“89년 남북체육회담 수석대표로 일하면서 몇번 그쪽 사람들을 만났다. 남과 북을 표시하는 것만 없다면 ‘우리가 언제 분단됐던가’ 하고 생각할 만큼 전에 느끼지 못했던 진한 동포애를 경험했다”

-이산가족 방문단 단장으로 오는 15일 평양을 방문하게 됐는데.

“실향민을 대표해 간다고 생각하니 감격스럽다. 고향에 가서 죽을 때까지 사는 날이 있을 것으로 본다. 남북 정상이 평양에서 상봉을 하고 회담을 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던 일 아닌가. 나 역시 비슷한 연배의 4촌들이 고향에 있을 것이다. 그들을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

〈최재영기자 cj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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