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흔들기’의도는 아닌듯

2000.10.01 19:11

북한이 남측의 정당·단체 대표 및 각계 인사를 초청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일단 북측의 제의가 과거처럼 국론분열을 노린 대남전술 차원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화해·협력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마당에 남측의 여론이 갈라지고 그 결과 남북관계에 차질이 생기면 손해를 보는 쪽은 자신들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란 시각이다.

남측은 무엇보다 초청 시기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그동안 2월 등 연초에 ‘남북 정당·단체대표 연석회의’ 등을 통해 유사한 제의를 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번에 노동당 창건 55돌(10월10일)에 즈음해 남측 인사들을 평양으로 초청하겠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 당국자들은 ‘대화’보다는 북한이 당 창건 기념행사에 남측 인사들을 대거 참석시켜 ‘들러리’를 세우고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지도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고 분석하고 있다.

당사자인 남한 정당들도 신중하거나 반대입장을 내놓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북한이 초청편지를 발송하겠다고 한 만큼 우선 편지를 받아본 뒤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봐야겠다”고 다소 유보적인 자세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북한이 남한의 정당을 사회단체와 동일시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의 통일 전선·전술의 일환이므로 응할 수 없다”고 반대입장을 보였다. 자민련도 일단 부정적 입장을 밝히며 북측의 초청의도 파악에 나섰다.

〈최재영기자 cj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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