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우익, 6월 북측과 비밀접촉

2011.09.01 03:06

개인적 대북라인 동원 위기관리… 방북설은 부인

류우익 신임 통일부 장관 내정자(61)가 지난 6월 중순 중국에서 북측 고위당국자를 만나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전했다고 대북 소식통이 밝혔다.

대북 소식통은 31일 “5월 남북간 비밀접촉 공개와 예비군 훈련장 표적지 사건이 불거져 남북관계가 충돌 직전의 위험한 상황에 처했던 것을 사실상 류 내정자가 개인적인 대북 라인을 동원해 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국방위원회 대신 통일전선부 라인을 통했고 상대는 통전부 2인자인 원동연 부부장(64·차관급)으로 보인다”면서 “비밀접촉 장소는 중국 베이징이며, 시점은 6월9일쯤으로 안다”고 밝혔다. 여권 고위 관계자도 “류 내정자가 6월에 베이징에서 북측과 비밀리에 만난 것으로 안다”며 “5월 비밀접촉 폭로 이후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풀려는 노력의 하나로 본다”고 밝혔다.

남북관계가 돌발적인 사건으로 악화되자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류 내정자가 비밀 라인을 동원해 위기관리에 나선 것이다. 2009년 11월부터 올 5월까지 주중대사로 재직한 류 내정자는 전재만 주중대사관 공사(56·현 국정원 1차장)와 함께 북측과 접촉하는 라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물밑 접촉에 대해 아는 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측이 지난 6월 말 내놓은 입장에서도 모종의 의견 교환이 있었음이 감지된다. 북한의 대남조직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6월29일 청와대 앞으로 보낸 통지문에서 “그(표적지 사건)에 대해 남측은 ‘적절치 못한 행동’이었으며 ‘관할 부대들에 해당한 조치’를 취하였다고 우리 측에 사실상 사죄의 뜻을 표시해왔다”고 밝혔다. 당시 통지문에서는 ‘사죄의 뜻’을 가리키는 남북간 의견 교환의 실체가 무엇인지 의문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류 내정자가 6월에 북한을 방문했다는 설이 제기됐으나 류 내정자는 이를 공식 부인했다. 그는 31일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방북설에 대한 질문을 받자 “나도 모르는 것을 어떻게 아느냐. 그런 사실 없다”고 답했다.

6월 비밀접촉에서 류 내정자는 당시 남북간 오해와 긴장을 풀고 인도주의적 대북지원 등을 통한 관계개선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5월9일 이 대통령의 독일 베를린 제안을 비롯해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언급했을 가능성이 크다. 7월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남북 비핵화 회담이 전격 성사되고, 지난 26일 민간단체의 대북 밀가루 지원 승인과 대한적십자사를 통한 정부 차원의 대북 수해지원 제의가 이뤄진 것도 앞선 물밑접촉이 만든 유화 조치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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