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붕괴 염두”… 싱가포르 동전전시회서 수천만원어치
‘원자재 투자의 귀재’로 널리 알려진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70·사진)가 북한의 붕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난 주말 싱가포르 국제동전전시회에 출품된 북한의 금·은화 대부분을 구매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의 부강주화회사는 이번 전시회에 1온스(31.1g) 금화 20개와 1온스 은화 수백개를 내놓았으며, 로저스는 이 가운데 금화 13개와 은화 대부분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저스는 북한 금화를 개당 2500싱가포르달러(약 224만원)에, 은화는 개당 70싱가포르달러(약 6만3000원)에 사들여 총 구매 액수는 수천만원대에 불과했다. 부강주화회사 관계자는 “로저스 측이 더 많은 물량을 사고 싶어 했지만 남은 게 그것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발행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70회 생일 기념주화는 이번에 출품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로저스가 북한 주화를 사들인 이유는 북한이 붕괴할 경우 이 주화들의 상품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로저스는 이번 전시회 개막 직전 이 같은 견해를 내놓고 주화 구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로저스는 “어느 시점에선가 북한이라는 국가의 존재가 사라지게 되면 북한 동전 가치는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저스는 지난해에도 이 전시회에 나온 북한 금화를 사들였다.
1970년대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펀드를 창립한 짐 로저스는 1990년대 상품시장의 랠리를 예측해 엄청난 부를 쌓았으며, 현재 싱가포르에 있는 투자회사 로저스 홀딩스 회장직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