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체제’ 3년

구세대 권력 실세 숙청 ‘공포정치’로 빠르게 내부 장악

2014.12.14 22:33 입력 2014.12.14 23:04 수정
이지선 기자

(1) 권력구도 변화와 전망

김정일 때보다 공개활동 3배… ‘애민 지도자’ 이미지 부각

내년 당 창건 70주년 맞아 ‘자기 정치’ 시작 분석도

북한이 17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를 맞는다. 김 위원장의 3주기는 사실상 ‘탈상(脫喪)’의 의미를 갖고 있다. 김정은 체제가 김 위원장 그늘을 벗어나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서게 되는 시점이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의 군사·정치, 대외관계, 경제 등의 분야에서 일어난 변화와 향후 전망 등을 3회에 걸쳐 조망해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지난 3년 동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자신만의 독특한 리더십을 구축하며 내부 권력의 안정성을 확보했다. 다만 숙청 등 공포정치로 충성을 강요하는 유일영도체제가 완성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

김 제1비서가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이하는 2015년 ‘김정은 체제’의 장기집권 토대를 구축하는 새로운 비전·정책 또는 권력구조를 제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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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적 안정성 확보에 주력한 3년

김일성 주석의 3년상 기간(199

5~1997년)을 철저한 유훈통치로 보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김 제1비서는 곧바로 군 최고사령관(2011년 12월), 당 제1비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2012년 4월) 등을 꿰차며 빠르게 권력 전면으로 부상했다.

김 제1비서는 권력 실세들을 먼저 몰아냈다. 김정일 위원장의 운구차를 이끌었던 7인방으로 대표되는 구세대 권력층이 퇴진했고 고모 김경희의 남편이자 후견인이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마저 공개 처형시켰다.

군 내부의 잦은 인사 교체로 군부를 장악한 것도 특징이다. 인민무력부장은 ‘김영춘→김정각→김격식→장정남→현영철’로 4회, 총참모장은 ‘리영호→현영철→김격식→리영길’로 3회 교체됐다. 대신 김 제1비서 주변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해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조연준 조직지도부 부부장 등 신흥 세력이 위치했다. 최룡해 당 비서, 오금철 군 부총참모장 등과 백두혈통인 김여정 당 부부장 등도 부상하고 있다.

잘못은 사과하고 지팡이도 짚고

김정일 위원장이 집권 후 3년간 연평균 48.6회의 공개활동을 한 데 비해 김 제1비서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172회로 3배 넘는 횟수를 기록했다. 특히 영·유아 시설 방문, 하급군인 등과의 만남 등으로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지팡이를 짚은 모습을 공개하거나 미사일 발사 실패, 아파트 붕괴사고 등을 솔직히 인정하는 등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군사적으로는 핵·경제 병진노선하에서 비대칭 전력 증강에 주력하는 한편 서해 북방한계선(NLL)인근에서의 도발과 같은 대남 저강도 도발을 지속해 군사적 긴장상황을 조성했다. 통일부는 이를 “대남 협상력 제고와 군 내부 결속을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새로운 비전과 정책 제시 가능성

‘김정은 유일영도체제’ 구축작업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특히 장성택 숙청 이후 공포 분위기 속에서 충성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김 제1비서가 당 창건 70주년인 내년 김정일의 선군사상과 같은 새로운 통치규범을 제시하며 본격적으로 자기 정치를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불안 요인도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의 건강악화 등으로 업무 수행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북한 지도부 내에 동요가 발생하고 파워 엘리트에 대한 김정은의 통제력이 이완되며 간부들이 ‘면종복배’하는 현상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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