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아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돼”
류길재 통일부 장관(56)이 6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남북 비사’를 공개한 데 대해 “알고 있다고 해서 다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다. 류 장관은 이날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특강에서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께서 회고록을 쓰셨는데, 그 뒤에 있는 내용 제가 다 알고 있다”면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된다”고 말했다.
류 장관이 언급한 ‘뒤에 있는 내용’이란 북한이 비공식 접촉 등 다양한 방법으로 먼저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했고 대가로 경제지원을 요구했다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북한은 전날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통치위기가 격화될 때마다 ‘특사파견’ ‘정상회담’ 등을 구걸했다”며 정반대의 주장을 했다. 류 장관은 이어 “2008년에 통일부가 없어질 뻔했다”면서 당시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통일부 폐지를 검토했던 상황도 언급했다. 그는 “본부 직원 80명의 옷을 벗겼다. 말이 안된다”면서 “그래놓고 통일을 하겠다고…”라고 불만을 표했다.
류 장관이 전직 대통령을 향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에 대해 통일부도 곤혹스러워했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직 대통령께서 회고록에서 밝힌 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