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 베스트 5…워스트 5

2000.10.01 23:14

잔치는 끝났다. 불밝힌 성화도 꺼졌다. 새천년 첫 스포츠제전인 시드니올림픽이 무수한 화제를 뿌리며 막을 내렸다. 사상 최대인 199개국이 참가한 시드니올림픽이 남긴 화제를 ‘베스트5, 워스트5’로 나눠 정리해본다.

〈베스트 5〉

-환경올림픽 표본-

존재하던 것은 고쳐쓰고 꼭 필요한 것만 새로 지었다. 버려진 땅인 쓰레기매립지 위에 건설한 올림픽파크가 환경올림픽의 상징. 조직위원회는 창고·병원·기숙사 등을 철저히 활용했다. 생활용품은 대부분 썩기 쉬운 종이로 만들었고 분리수거도 엄격하게 시행했다.

-수영신기록 13개 봇물-

금메달 32개가 걸린 경영에서 세계신기록만 13개가 터졌다. 웬만한 우승자는 대부분 세계신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어 그 가치가 돋보였다. 물속의 질주를 벌인 셈. 인간이 수영에서 기록한계를 느끼기엔 이르다는 사실. 전신수영복이 기록단축을 도왔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과학의 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한계를 넘어서려는 선수들의 의지였다. 그 의지가 있는 한 신기록 행진은 언제까지나 계속될 터.

-중국 스포츠3강 도약-

12억 인구를 등에 업은 중국이 2연속 4위를 벗어나 마침내 세계스포츠 3강 대열에 진입했다. 금메달만 28개로 지난 애틀랜타대회보다 10개나 많았다. 탁구·다이빙에선 강국의 위상을 유지했고 유도·배드민턴·체조 등 여러 종목에서 고루 금메달을 수확한 결과. 중국은 멀지않아 미국·러시아 양강 체제도 허물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카메룬 ‘검은 축구’ 각인-

검은 돌풍의 재현. 애틀랜타대회의 나이지리아에 이어 남자축구 금메달을 아프리카로 가져갔다. 8강전 브라질, 4강전 칠레, 결승전은 스페인. 남미·유럽의 강호들이 모두 나가 떨어졌다.

그들의 현란한 개인기와 탄력에 비춰볼 때 1회성 돌풍이 아닐 듯. 세계축구의 3강(유럽·남미·아프리카) 시대 도래. 2002한·일월드컵에서도 아프리카세는 태풍의 눈이다.

-너나없는 주인-

올림픽모두가 주인. 주최국 호주인들은 자원봉사자로, 관중으로 올림픽과 함께하는 참여의식을 보여줬다. 무보수 자원봉사자는 경기장 및 관광지의 숨은 일꾼으로 올림픽을 지탱했고 시민들은 경기장 관중들로 변해 축제무드를 고조시켰다. 언제 어디서나 친절한 시민들은 올림픽의 또다른 꽃이었다.

〈워스트 5〉

-‘약물’ 20명 오명-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새천년엔 약물을 올림픽에서 추방하겠다고 천명했다. IOC는 도핑테스트 횟수와 대상을 확대했으나 선수들의 피해가기 또한 교묘했다. 대회기간 중 도핑테스트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선수들은 20명. 모두 약물의 힘을 빌려 금메달 욕심을 내다 선수자격이 박탈됐다. 체조의 라두칸(루마니아), 역도의 드라그네바(불가리아)는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으나 도핑테스트는 피해가지 못했다.

-육상 세계신기록 ‘0’-

육상은 금메달만 46개 걸린 최대 종목. 그러나 세계신기록을 1개도 생산하지 못해 오점을 남겼다. 또다른 기본종목인 수영이 무더기 세계신을 수립한 것과도 비교돼 기본종목으로서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마이클 존슨, 매리언 존스 등 슈퍼스타들도 뒷걸음만 쳤다.

-끊이지 않는 판정시비-

인간이 심판을 보는 한 영원한 숙제. 시드니대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기록경기를 제외한 투기·구기종목에서 판정시비가 일어났다. 유도·태권도·레슬링장에선 기술과 득점의 인정여부 때문에 신경전이 자주 벌어졌다. 남녀축구 결승전에서도 판정시비가 일어났다. 패한 팀은 심판 탓을 많이 했다.

한 국가의 독식이 없었던 체조에선 심판들이 교묘하게 국가별로 메달을 안배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곳곳 상혼 눈살-

안전올림픽을 대원칙으로 삼는 바람에 시드니에 온 사람들은 너무 불편했다. 기본적인 교통·숙박문제에서부터 경기장 출입까지. 물가도 너무 비싸 올림픽을 대목삼아 한몫 보려는 장사꾼 심보도 엿보였다.

-지나친 호주자랑-

손님을 불러놓고 자기자랑이 지나쳐 눈총을 받았다. 개막식 식전행사부터 호주의 자부심을 과시하는 내용으로 채우더니 끝날 때까지 일관. 금메달 1개밖에 따지 못한 캐시 프리먼을 슈퍼스타처럼 포장한 반면 진정한 월드스타에 대한 언론대접이 소홀했다. 이곳 신문·방송만 접하면 외국팀 경기를 제대로 알지 못할 정도. 그 결과 금메달 16개를 따내기는 했지만.

〈시드니/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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