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장 자살…새인물 이윤진씨 “억울”

2000.11.01 19:08

장래찬 전국장이 유서에서 7억원을 전달했다고 밝힌 이윤진씨(여·55)는 1일 “장전국장이 내 명의를 빌려 주식투자를 한 것이지 나에게 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또 “장전국장이 그동안 자신과 아들에게 ‘집행유예라도 받을 수 있게 말을 맞춰 달라’며 전화로 여러차례 사정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날 자신이 공양주 보살로 일하는 경북 구미의 한 사찰에서 기자와 만나 “내가 무슨 상관이 있다고 나를 끌어들였는지 모르겠다”며 울먹였다.

-장전국장이 유서에서 7억원을 주었다는데.

“지난 3월 나에게 7억원을 맡기기에 내가 옛 상사의 부인이라 믿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5억원은 내 명의로, 2억원은 친구 명의로 한국디지탈라인 주식 1만9천주(주당 3만5천2백원)를 샀다가 장전국장이 요구한 대로 처분한 뒤 상호신용금고에 송금했다”

-장전국장 유서에는 주가가 떨어지자 손실분을 보전해 달라고 요구했다는데.

“그런 사실 없다. 당시 장전국장은 ‘정현준은 재력가다. 보통놈이 아니다. (동방금고) 유조웅 사장이 (손실을 입으면) 보전해 준다고 했다. 디지탈라인 주식을 사면 5만~10만원으로 오를 것이다’라며 주식을 사라고 해 나도 투자(금액은 밝히지 않음)했다. 그런데 사자마자 계속 떨어졌다. 주당 3만5천2백원에 샀다가 9월 말 3,600원에 처분, 가산을 탕진한 뒤 겨우 대학 다니는 두 아들 하숙방을 구해주고 이곳으로 내려왔다”

-장전국장에게 주식정보를 알려달라고 했다는데.

“그에게 정보를 달라고 한 적 없다”

-장전국장이 왜 당신 이야기를 했다고 보나.

“내가 재력이 있었기 때문에 자금출처를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그동안 나에게 말을 맞춰 달라는 부탁을 많이 했다”

-무슨 말인가.

“절로 내려온 뒤 장전국장은 10여차례 전화를 걸어와 말을 맞춰주면 징역 9년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날 수 있다며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그 전에는 집으로 전화를 많이 걸어왔다. 우리 아들이 화가 나서 ‘엄마는 개입하지 말라’고 해 전화가 오면 아들과 통화하라고 할 정도였다. 또 연수원에 와 있어 여비를 못드린다면서 자신을 위해 기도를 좀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장전국장은 지난달 30일 오후 전화를 통해 ‘도저히 말을 맞출 수 없을 것 같다. 진실대로 밝혀라’고 말한 뒤 연락이 없었다”

-장전국장과의 사이는 어땠나.

“좋을 것도 나쁠 것도 없었다. 남편이 1993년 7월 숨지자 장전국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았고 그 뒤로 명절이나 남편 제사때 찾아오곤 했다”

-유서 내용과 다른 이야기가 많은데.

“내가 왜 이름이 오르내려야 하는지 속상하다. 검찰에 가서 다 밝히겠다. 조사해보면 알 것이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구미/최슬기기자 sk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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