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사건‘KKK說’여야 설전

2000.11.01 19:18

동방금고 사건에 여권 실세가 개입했다는 ‘KKK설’을 놓고 여야간의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동방금고사건 발생 초기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이 정현준씨 배후에 여권 실세 ㄱ의원과 ㄱ씨 등이 있다고 주장한 데서 비롯된 ‘KKK설’은 한동안 수그러들었다가 장래찬(張來燦) 전 금감원 국장의 자살과 검찰 수사에서 여권 실세의 개입이 확인됐다는 미확인 보도가 나오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때마침 민주당 박병석(朴炳錫),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1일 아침 SBS 라디오 대담프로인 ‘안녕하십니까 봉두완입니다’에 함께 출연, 여권 실세 개입설과 관련해 “도덕적 불감증에 걸린 정권”(권대변인), “근거없는 정치공세”(박대변인)라며 장외 설전을 벌였다.

◇한나라당=‘정현준 게이트’의 실체가 꼬리를 드러내고 있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등 대여공세를 한층 강화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이날 오전 이회창(李會昌) 총재 주재로 당3역회의를 열고 이 사건의 핵심인물인 장씨의 자살에 대해 한치 의혹도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이총재는 “장씨가 이런 식으로 생을 마감한 데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이 때문에 모든 것이 덮어져서는 안되며 계좌추적과 증빙자료 수집 등을 통해 모든 것을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권대변인이 전했다.

권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우리는 ‘KKK 인사들이 중심이 돼 ‘4·13총선을 앞두고 주가조작을 통해 정치자금을 모금했다’는 항간의 소문 실체가 이번 기회에 규명되기를 바란다”며 “특히 검찰은 정권을 두둔하느냐, 바로서느냐 양단의 갈림길에 서있는 만큼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장광근(張光根) 수석부대변인은 “검찰은 장씨의 죽음을 빌미로 사건을 축소하거나 미궁에 빠지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KKK설’의 당사자로 거론돼온 인사들을 포함한 상당수 인사들을 상대로 확인작업을 벌인 뒤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박병석(朴炳錫) 대변인은 “특정언론의 보도에 대해 ‘오보’라고 말하고 싶지 않으나 우리당 관계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4역회의를 가진 뒤 “한나라당이 무차별적인 정치공세를 폄으로써 국회 국정감사가 정책감사가 아닌 정치공세의 장이 되고 있는 데 대해 상당한 우려가 표명됐다”고 박대변인을 통해 전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측이 계속 이니셜을 흘리면서 단 한명에 대해서도 실명을 거론하지 않는 등 항간의 소문만 근거로 계속 정치공세를 하는 것은 책임있는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병광기자 leeb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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