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동교계 발빠른 ‘연합전선’

2001.11.01 01:31

민주당 소장개혁파가 동교동계 핵심인사의 퇴진을 요구하며 여권수뇌부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31일 밤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과 동교동 구파는 소속의원들을 상대로 당의 단합을 강조하며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당 주변에선 이위원과 동교동 구파의 연합전선이 가시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인제 최고위원측=이위원은 이날 밤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구로을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한길 전장관을 위로하기 위한 만찬을 마련했다. 모임에는 ▲이용삼(李龍三) 원유철(元裕哲) 이희규(李熙圭) 전용학(田溶鶴) 문석호(文錫鎬) 의원 등 친이인제계 의원 ▲이훈평(李訓平) 조재환(趙在煥) 의원 등 동교동 구파 ▲김덕규(金德圭) 설송웅(●松雄) 의원 등 범동교동계 의원 등 28명이 참석했다.

이위원은 인사말을 통해 “민주당은 태풍을 만난 배와 같은 처지가 됐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대통령을 중심으로 굳건한 단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태풍을 헤쳐나가기 위한 방안으로 ▲파도를 정면으로 헤쳐나가고 ▲선장(김대중 대통령)을 중심으로 단결하고 ▲추진력을 잃지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위원은 이어 “정권 재창출에 대한 자신감을 잃지말아야 한다”면서 “미래를 향해 움직이는 민주당이 과거에 집착하는 퇴영적인 한나라당에 밀릴 이유가 없다”며 내년 대선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내비쳤다. 그는 또 “앞으로 나도 회피하지 않고 난관 극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혀 당무에 적극 참여할 의사를 분명히 했다. 참석자들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당이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 구파 움직임=김옥두(金玉斗) 의원 등은 1일 당무회의가 당내 여론 형성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반전을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은 당무회의에서 소장개혁파의 퇴진 요구에 대해 일전(一戰)을 불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특히 김의원은 동교동 해체론을 선도해온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을 직접 반박할 자료를 정리, 기선제압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동교동 구파측 한 의원은 “당무회의에는 구성상 초·재선 중심의 소장개혁파 의원들의 수가 적다”면서 “이 점을 적극 활용, 일방적으로 흘러가는 당내 분위기를 바꾸어 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옥두 의원 등은 이밖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중도성향의 의원들과 밤늦게까지 전화 접촉, 진무작전도 병행했다.

동교동계의 한 핵심인사는 “동교동계의 실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개혁파 의원들이 동교동계 해체니, 권노갑 전최고위원의 정계은퇴 등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중진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들에 대한 설득작업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근철기자 kc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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