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B52 첫 동원 카불인근 대공습

2001.11.01 19:04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북쪽 전선에 융단폭격을 가하는 등 북부동맹의 진격을 돕기 위해 본격적인 공세에 돌입했다.

미국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낮 B52 중폭격기를 동원해 카불 북쪽 50㎞ 지역에서 북부동맹과 대치중인 탈레반 진지에 무차별 폭탄세례를 퍼부었다. 미국은 지금까지 북부동맹의 피해를 우려해 무유도 폭탄을 사용하는 B52 투입을 자제해왔다. 미국은 또 이날 새벽 남부 칸다하르에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정신적 지도자인 물라 오마르의 숙소를 비롯, 북부의 전략 요충지 마자르 이 샤리프 등을 공습했다.

존 스터플빔 미 합참 작전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동안의 공습으로 탈레반의 지휘 통제체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부동맹과의 미온적 협력에서 탈피, 적극 지원으로 나선 것은 가시적 성과 부족에 따른 국내의 비판여론을 의식해 라마단이 시작하는 이달 중순까지 거점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부동맹의 하론 아민 워싱턴주재 대표는 이날 내셔널 프레스 클럽 초청연설을 통해 “라마단은 금식하는 달이지 대테러전쟁을 중지하는 달이 아니다”라며 미국의 계속적인 군사작전을 촉구했다.

한편 탈레반은 이날 개전 후 처음으로 칸다하르에 외국기자 29명을 초청, 미군의 오폭으로 파괴된 병원을 공개했다.

탈레반은 이 병원에서 15명이 숨지고 2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으나 시체는 공개하지 않았다. 수하일 샤힌 파키스탄주재 아프간 대리공사는 그동안의 공습으로 1,500여명의 민간인이 희생됐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승철특파원 ls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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