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사상첫 부녀챔프 탄생

2001.11.01 23:29

제주 세계 선수권대회“아빠, 저도 해냈어요”. 태권도 세계선수권에서 사상 첫 부녀(父女) 챔피언이 탄생했다.

한국의 김연지(20·한체대2)가 1일 제주에서 개막한 제15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겸 제8회 여자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라이트급에서 벨렌 페르난데스(스페인)를 꺾고 우승, 아버지에 이어 세계챔피언이 됐다.

김연지의 아버지인 김철환 사범(48·독일 거주)은 1973년 제1회 대회 챔피언. 김사범은 78년 태권도사범들의 해외진출 바람을 타고 독일로 건너갔고 김연지도 81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8살 때부터 아버지에게 태권도를 배운 김연지는 독일기가 아닌 태극마크를 달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말에 5년전 혼자 한국에 왔다. 김연지는 지난해까지 고국 선수들에게 밀려 대표선발전에서 번번이 탈락했으나 올들어 기량이 급성장, 5개 대회에서 무패기록을 이어갔고 지난 4월 대표선발전에서도 1위에 올라 대를 이을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국내 무적인 그에게도 정상의 길은 험난했다. 첫번째 고비는 준결승. 상대인 모로코의 무나 베나베라술의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김연지는 3회전 1분7초 만에 먼저 1점을 뺏겨 위기에 몰렸으나 경기종료 20초전 왼발 돌려차기로 1점을 뽑아 동점을 만든 뒤 상대가 경고 2회로 감점을 받은 덕에 간신히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 상대는 지난 6월 월드컵 챔피언인 페르난데스. 2회전까지 5-5로 접전을 벌이던 김연지는 3회전 초반 오른발 돌려차기를 잇따라 성공시켜 결국 8-6으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남자 라이트급의 정우열(22·경희대4)은 2차전에서 99년 대회우승자인 하디 코할(이란)에게 7-9로 패했다. 남자 라이트급 결승에서는 지난해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미국의 스티븐 로페즈가 덴마크의 뢰젠을 1-0으로 꺾고 우승했다.

<제주/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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