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길수록 신비한 ‘세네갈 속살’

2002.06.01 18:13

개막전 깜짝쇼로 전세계를 경악시키며 아프리카 대륙을 광란의 축제로 몰아넣은 세네갈 축구대표팀. 월드컵 첫 출전, 첫 경기만으로 세계 축구의 변방에서 중앙무대로 단숨에 뛰어올랐다.

금세기 월드컵 첫 골을 터뜨린 파프 부바 디오프와 간판 스트라이커 엘 하지 디우프는 이미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디우프는 프랑스전 직후 “마이클 오언이 있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구단 리버풀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세네갈은 여전히 미지의 나라다. 지구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베일 속에 가려진 채 궁금한 구석이 더 많다.

우선 세네갈 대표팀의 별명인 ‘타랑가의 사자들’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 ‘타랑가’(teranga)는 세네갈어(語)로 ‘환영한다’는 뜻. 영어의 ‘welcome’이다. 세네갈을 대표하는 인사말로 세네갈이라는 나라 자체를 상징하기도 한다.

또 디오프·디우프 등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한 이름도 의문스럽다. 그 때문에 개막전 중계 당시 한 TV 방송에서 둘의 이름을 혼동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정확히 말하면 영어로는 엄격히 구별된다. 디오프(Diop)와 디우프(Diouf). 하지만 둘 모두 세네갈에서는 흔한 성씨(姓氏)이다. 세네갈의 대표적인 수의학자 비라고 디오프, 작가 다비드 디오프와 정치가 압두 디우프….

또 세네갈의 개막전 승리를 두고 미국 LA타임스는 “주술사의 도움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을 전해 또 한번 구설에 올랐다. 팀고문 자격인 주술사들이 게임전략과는 무관하게 경기장에 부적을 뿌리거나 상대 슛이 빗나가도록 자기편 골대에 ‘마술약’을 바른다는 것. 세네갈 팀이 정말 주술의 힘으로 세계 최강 프랑스를 물리친 것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프랑스의 수많은 슈팅이 세네갈 골문을 비켜간 것을 감안하면 ‘주술 신통력’설이 그럴 듯하게 들릴 수도 있다.

또 지난달 26일 금은방에서 목걸이를 훔친 칼릴루 파디가(28·옥세르)는 후반 20분 상대 골문 크로스바를 맞히는 강력한 슈팅을 터뜨려 프랑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하마터면 프랑스까지 훔칠 뻔했다는 우스갯소리가 터져나왔다. 이래저래 아프리카 서부 변방국 세네갈이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차준철기자 che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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