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쯔양 사망설 안개속 ‘진실게임’

2003.05.01 18:35

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사망설을 둘러싸고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의 마이니치, 산케이 신문 등은 1일 전날 교도통신에 이어 “자오쯔양 전 총서기가 사망한 듯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에도 관련 내용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산케이신문은 ▲중국 외무성이 명백히 잘못된 정보에 대해 부정하지만 이번의 경우 긍정도 부정도 않고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으며 ▲자오쯔양 집에 서방기자가 전화했을 때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이 받아 일방적으로 끊었다는 점 등 사망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홍콩의 일부 언론은 사망설이 잘못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언론은 자오쯔양 전 총서기의 정치 담당 보좌관을 지낸 바오퉁(鮑●)의 말을 인용해 “그럴리가 없다. 최근에는 접촉을 하지 않았지만 그는 지병이 없으며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1989년 6월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연금을 당하고 있는 베이징 도심 왕부징(王府井) 부근의 푸장(富强) 후퉁(胡同) 6번지 자택도 평온하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은 사망했다는 보도를 전하면서 중국 지도부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동요하는 민심을 의식해 일부러 발표를 1주일 정도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미스터리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지만 사실로 확인된다면 사스의 교훈을 배웠다며 투명성 제고를 외치던 중국 지도부의 다짐이 공연한 공수표가 되지 않을까 싶다.

〈베이징/홍인표특파원 ip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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