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7경기 7골 “시즌 최다골 깬다”

2003.05.01 18:49

김도훈(성남)의 초반 골레이스가 가파르다.

프로축구 K리그 7경기에서 7골. 2위 우르모브(부산)를 2골차로 따돌린 득점 단독선두다. 역대 어느 누구도 시즌 초반 이런 고감도 페이스를 보인 적이 없었다. 이런 페이스라면 1994년 정규리그에서 윤상철(LG)이 기록한 역대 한시즌 최다골(21골) 기록 경신도 충분히 바라볼 만하다. 김도훈의 골행진은 예상을 넘어서는 것이기에 더욱 놀랍다. 김도훈이 올시즌을 앞두고 전북에서 성남으로 옷을 갈아입을 때만 해도 부정적인 전망이 많았다. 성남의 터주대감 샤샤와 스타일이 비슷해 중복된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러나 김도훈은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이런 전문가들의 예상을 무색하게 만들 만큼 발군의 활약으로 성남의 연승행진을 이끌고 있다.

김도훈은 “팀에 능력있는 선수들이 많아 반드시 한번은 기회가 올 것이라고 늘 준비하고 집중했던 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말한다. 스타일도 변화의 기미를 보인다. 김도훈에겐 ‘멋있는 골은 잘 넣지만 쉬워 보이는 골은 오히려 잘 못넣는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닌 적이 있었다.

문전 앞에서의 오버헤드킥이나 터닝슛, 논스톱슛 등 어려운 기술이 요구되는 골은 의외로 잘 잡아내지만 정작 쉬운 골은 어이없이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기술만큼 순간적인 감각, 위치선정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평가였다. 그런데 올시즌엔 전에 없이 ‘이삭줍기 골’이 많아졌다. 남들은 ‘주워먹는다’고 쉽게 말할지 모르지만 정작 김도훈은 “단 1골도 쉬운 게 없었다”고 말한다. 정확한 위치선정, 골을 잡아내고야 말겠다는 집중력, 찰나의 순간을 통제할 수 있는 감각과 순발력이 필요한 고난도 골이라는 얘기다. 또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몸무게의 변화. 전북 시절 83㎏을 유지하던 몸무게를 79㎏으로 줄여 한결 가벼운 몸놀림이 가능해졌다.

김도훈은 1일 아침 집근처에 있는 산을 올랐다. 그라운드엔 산은 없지만 그가 올라야 할 봉우리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그래서 그의 골행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유형렬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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