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재계 오찬 안팎

2003.06.01 18:24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일 서울의 한 삼계탕 집으로 지난달의 방미 경제수행단과 이달 초 가질 방일 수행단 등 재계 총수 26명을 초청했다. 그간 재계의 협조에 감사를 표시하고 향후 협조를 당부하는 자리였다.

오찬은 낮 12시부터 예정보다 40분이 길어진 오후 2시20분까지 진행됐다. 분위기는 “편하고 화기애애했다”고 이해성(李海成)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노대통령은 오른쪽에 앉은 이건희(李健熙) 삼성 회장 자리와 틈이 있자 “이회장과 자리를 가깝게 해달라. 사진에 서먹서먹하게 나가면 안된다”고 지시했다.

이회장과 바짝 앉은 노대통령은 “가까이 있는 사진이 나가면 ‘뭔가 잘되겠구나’ 하고 국민이 안심할 것”이라고 말해 웃음과 박수가 터졌다.

노대통령은 “지난 방미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여러분이 분위기를 잘 잡아줘 도움이 됐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손길승 전경련 회장은 “미국 방문은 대성공”이라고 평가한 뒤 “한·미 우호관계 증진을 위해 투자를 촉진하고, 일본 재계 지도자와도 라운드 테이블을 만들겠다”고 답했다.

경제인들은 이날 “정부가 노사관계를 잘해달라”며 “특히 불법은 필벌(必罰)로 대응한다는 원칙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노대통령은 “대화와 타협으로 푸는 게 가장 비용이 적게 든다. 그러나 그 틀을 벗어나면 엄정하게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한·미 투자보장협정을 이른 시일 내 체결해달라는 요구에 노대통령은 즉석에서 “협정에 걸림돌이 되는 스크린쿼터 문제를 이정우 청와대 정책실장이 이창동 문화부 장관 등과 협의해 해결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기업인들은 지난달 29일 25조9천억원 규모의 시설투자계획을 밝히면서 법인세율 인하, 수도권 공장 신·증설 허용 등을 전제조건으로 달았으나, 이날 오찬에서는 “구체적인 사안이 언급되지 않았다”고 이해성 수석이 전했다.

〈최우규기자 banc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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