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디스플레이 시대 열린다

2003.06.01 18:58

2010년6월2일. 직장인 김철수씨는 출근하자마자 가방에서 전자종이를 꺼냈다. 전자종이 덕분에 별도의 수첩이나 자료가 필요 없어 그의 서류가방은 늘 가볍다. 전자종이의 전원을 켜 오늘 할 일을 확인한 후 사무실 벽에 걸린 전계발광소자(FED) 방식의 벽걸이TV로 사내방송을 시청했다. 김씨는 또 전자종이만 둘둘 말아 거래처로 나섰다. 지하철 안에서 신문기사를 전자종이에 다운받아 읽었다. 거래처에 도착해서는 그곳 회의실에 설치된 3차원 화면을 통해 진짜 같은 입체영상을 보며 사업계획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LCD·PDP TV 등 기존의 브라운관을 대체하는 디스플레이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가운데 ‘꿈의 디스플레이’라고 하는 최첨단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개발도 한창이다. 이들 제품은 ‘네모난 모양으로 고정된 위치에 놓여져 있는’ 현재의 디스플레이 개념과는 달리 종이처럼 접어서 가지고 다니거나 3차원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제품이다.

◇유기EL=현재 휴대폰 외부창과 디지털 카메라에 점점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 유기EL은 제조기술이 향상되면 접거나 둘둘 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이 자체 발광기능을 가진 유기EL의 특성 때문에 가능한 것. 유기EL은 1㎜ 이하로 얇게 만들 수 있고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보다 응답속도도 빨라 고화질 영상을 자연스럽게 처리할 수 있다.

◇전자종이(e-Paper)=전자종이는 종이처럼 얇은 디스플레이로 어느 곳에서나 필요한 정보를 불러내 볼 수 있는 제품이다. 전원을 다 쓰더라도 저장내용이 지워지지 않는다. 유기EL이나 접는 LCD 등이 전자종이로 사용될 수 있다.

최근 미국 E-Ink사(社)는 두께가 어른 머리카락 3가닥 정도에 폭이 7.6㎝인 흑백 전자종이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접거나 둘둘 말아도 선명한 검은 글자를 볼 수 있다. 삼성SDI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e북용 접는 LCD인 ‘콜레스테릭 LCD’는 8.4인치의 크기에 종이책처럼 반으로 접을 수 있다.

◇3차원 입체 디스플레이=이 제품은 LCD나 PDP 같은 평판 디스플레이에 시차(視差)를 가진 이미지를 표시하고 일정한 거리에서 양쪽 눈에 각각 이미지가 보이도록 특수렌즈를 디스플레이에 삽입, 광(光)경로를 분리해 입체영상을 만들어낸다. 별도의 안경이 필요 없이 입체화면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현재는 단층촬영기(CT), 자기공명영상진단장치(MRI) 등의 의료기기로 찍은 신체 내부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기능부터 응용되고 있다. 3차원 영상 안에서 게임과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의 제품을 만들어내기 위해 산요, 소니, 삼성SDI 등이 연구개발을 진행중이다.

◇FED=프로젝션과 PDP의 뒤를 잇는 대형TV로 각광받고 있는 FED는 미크론(1,000분의 1㎜) 크기의 수천~수만개 전자총을 사용해 영상을 표시하며, 수㎜ 두께로 얇게 제작할 수 있다. FED는 브라운관의 ‘넓은 시야각과 고휘도(밝기)’라는 특성을 그대로 가지면서 LCD의 장점인 ‘경량박형에 화면 크기의 제한을 받지 않는’ 장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 이르면 2005년부터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영주기자 minerv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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