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웃음과 손 흔들기, 김정은 외교 다자외교 무대에 본격 데뷔

2012.07.11 16:41 입력 2012.07.12 15:52 수정

북한이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주요 국가들이 참석하는 다자외교 무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캄보디아 프놈펜에 온 박의춘 외무상(80)은 환하게 웃으며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 뿐 질문에 답하지는 않았다.

박 외무상은 이날 오전 2시 프놈펜 공항에 도착한 뒤 숙소 프놈펜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전 9시부터 일정에 들어갔다. 오전 10시 캄보디아 총리실 평화궁전에서 잡힌 중국 양제츠 외교부장과 회담을 하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많은 기자들이 그를 에워싸고 “남북 외교장관이 만날 계획이 있느냐?” “미국 대표와 만날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박 외무상은 양제츠 부장과 한 시간 가량 회담을 가진 뒤 이어서 캄보디아, 베트남과 양자회담을 가졌다. 북한은 12일 필리핀, 13일 인도네시아와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박 외무상은 회담장을 출입할 때 기자들과 마주쳐도 웃으며 손을 흔들어보이기만 했다. 박 외무상의 왼쪽 가슴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얼굴이 함께 그려진 휘장을 달고 있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에서 새 지도자가 등장한 이후 올드 프렌즈가 많은 동남아와의 협력을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것 같다”면서 “일종의 북한 나름의 외교적 아웃리치(outreach)인데 우리로서도 나쁠 것은 없다. 자기 안에 틀어박혀있는 것보다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5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인도네시아·싱가포르 방문,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의 베트남 방문,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의 라오스 방문 등 동남아 외교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

북한 외교관들은 새로 취임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를 이들 국가에 알리면서 쌀 생산량이 많은 국가들에는 지원 요청을 하는 등 경제 협력 사업 얘기를 주로 나누는 것 같다고 외교 소식통은 말했다.

12일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회의에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가의 외교장관 또는 정부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북한 대표단은 12일 전체회의 이후 기자회견 일정을 잡아놓고 있어서 모종의 메시지를 내놓을 지도 모른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10일 열린 아세안-한·중·일 외교장관회의 이후 채택된 의장성명은 “장관들은 한반도의 평화, 안보,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관련 당사국들이 더이상 어떤 도발도 하지 않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2005년 6자회담 공동성명에 규정된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또 성명은 “장관들은 모든 관련 당사국들이 평화적 방식으로 대화의 모든 가능성을 찾기를 거듭 촉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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