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몸 낮춘 식약처장 “생리대 모든 성분 표시”

2017.10.17 16:59 입력 2017.10.17 22:49 수정

내년 10월부터 개정법 시행

살충제 계란 대처 등 질타에 류영진 처장 “제 불찰” 진땀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약처 국정감사에 앞서 여야 의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식약처 국정감사에 앞서 여야 의원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biggun@kyunghyang.com

내년 10월부터 생리대나 마스크 제품의 겉면에 모든 성분이 표시된다. 소비자들은 ‘부직포’나 ‘펄프’ 같은 재료명이 아니라 구체적인 화학성분들을 확인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생리대와 마스크 제품의 용기·포장에 품목허가증과 신고증에 기재된 모든 성분을 표기하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지난달 28일 국회를 통과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한킴벌리와 깨끗한나라 등 생리대 제조 상위 5개사는 법 시행 이전에 홈페이지에서 미리 전 성분을 공개하기로 했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의약외품도 의약품처럼 모든 성분을 표시하도록 이미 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생리대와 마스크, 구강청결용 물휴지 등은 “과도한 규제”라는 업계 반발에 부딪혀 제외됐다. 당시 업계는 ‘생리대 성분은 흡수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러나 생리대 사용자들이 생리불순이나 자궁질환 같은 부작용을 겪었다고 호소하면서 화학성분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시민단체인 여성환경연대가 지난 5월 이들 5개 회사 제품 113종을 모니터링해보니 모든 제품 포장지에 성분 일부만 표시돼 있었다. 화학성분이 아니라 ‘부직포’ ‘펄프’ 같은 재료명을 적은 것들도 있었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생리대·살충제 계란 등의 생활 속 화학물질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날선 추궁이 이어지자 “그간 국민의 눈높이에 못 미쳤다” “제 불찰이다” “지적에 공감한다” “확인하겠다”며 연신 몸을 낮췄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여성환경연대의 생리대 화학물질 검출실험 결과를 식약처가 공개한 것을 놓고 “정부를 탄생시키는 데 역할을 한 시민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발표한 것 아니냐, 청와대의 지시가 있었느냐”고 류 처장을 공격했다. 류 처장은 “시민단체도 공개를 원했고, 국민들의 불안이 높아진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은 “총리가 짜증냈다는 발언을 했는데 요즘도 짜증을 내시냐”, “(살충제 계란 파동 때) 처장의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지적하니 ‘이 모든 게 언론에서 만든 것’이라 답변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류 처장은 잠시 머뭇거리다 “제 불찰이었다”라고 짧게 말했다. 류 처장은 지난 8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로부터 질책을 받았다면서 “총리께서 짜증을 냈다”고 말하는 등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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