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들이 추억하는 JP “인생을 관통하는 단어 ‘용기’…르네상스적 인간”

2018.06.24 22:36 입력 2018.06.24 23:02 수정

상주 역할 최측근 정진석

“나라 운명 개척한 혁명아”

박지원은 DJP 정부 때 회고

타계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JP)와 함께했던 정치인들은 남다른 소회로 그를 추모했다.

김 전 총리 최측근으로 상주 역할을 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용기’와 ‘르네상스 인간’이란 코드로 회고했다. 정 의원은 “한국전쟁 때는 정보장교로 적진을 넘나들었고, 2인자 처신을 흔히 얘기하지만 그는 거침없이 이 나라 운명을 개척한 혁명아였다”고 말했다. 또 “중앙정보부를 창설한 그가 중정에 의해 도쿄에서 납치됐던 김대중 대통령과 손을 잡았던 것 역시 탁월하고 유연한 시대인식과 용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며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한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용기’”라고 했다.

또 예술적 면모에 대해 “팔방미인이었다. 피아노와 아코디언을 능숙하게 다뤘고 농촌시찰 갔다가 흥이 나면 농악대의 제일 앞에서 꽹과리를 두들겼다”며 “글 솜씨도 대단했다. 르네상스적 인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김 전 총리가 1998년 중국을 방문해 장쩌민 전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했을 당시 “접견장 뒤편에 걸린 큰 그림의 한시를 읽어내리자 장 전 주석은 JP의 인문학적 소양에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20분으로 예정됐던 대담은 한 시간 이상 이어졌다”고 전했다.

DJP 공동정부 총리와 자유민주연합(자민련) 총재를 지낸 이한동 전 총리는 “한국 현대사의 살아 있는 역사이자 큰별”이라며 “우리가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김 전 총리 빼고는 이야기가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 후배들은 김 전 총리의 족적을 거울삼아 우리나라가 선진화, 통일로 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정말 애석하다. 김 전 총리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DJP 공동정부 시절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본인의 장관 해임안 표결 당시를 회고했다. 박 의원은 “여소야대 국회여서 의원직을 가지셨던 총리님까지 표결해 개표 결과까지 보시고 부결을 확인한 후 제가 기다리고 있던 국회 국무위원 대기실로 오셨다”고 한 뒤 “감사 인사를 드렸더니 ‘박 장관, 건강하세요. 미운 사람 죽는 걸 보고 나중에 죽으면 이기는 거예요’ 하셨다. 모골이 송연해졌고 ‘아 저래서 30대에 5·16을 하셨구나’라고 느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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