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이태원 생존학생 죽음에 “더 굳건하고 치료 생각이 강했었으면···”

2022.12.15 18:16 입력 2022.12.15 20:20 수정

비극 책임 피해자에 돌린다 비판에

총리실 “안타까운 마음 표현일 뿐”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 크게 보기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 생존자인 고등학생 A군이 숨진 데 대해 “본인 생각이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생전 악성 댓글 피해를 호소한 A군의 고통은 헤아리지 않은 채 죽음의 원인을 피해자 탓으로 돌린다고 주장했다. 총리실은 “안타까운 마음의 표현일 뿐, 비극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거나 국가의 책무를 벗으려는 의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오전 출입기자 정례 간담회에서 ‘숨진 학생 경과에 대해서 보고받았나’ ‘원스톱 종합지원센터 지원 중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가’ 등 질문에 “굉장히 마음 아픈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총리는 “원스톱 종합지원센터에 (A군이) 어려움을 충분히 제기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같은 발언이 “파렴치하다”고 주장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스스로 생명까지 포기하기까지 그가 느꼈을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개인의 굳건함이 모자란 탓으로 돌리는 총리가 어디 있나”라며 “종합지원센터의 빈약한 트라우마 치료에 ‘더 적극적으로 어려움을 제기했어야 한다’는 말로 정부 지원 체제의 잘못을 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국무총리라는 사람이 정부 책임을 회피할 궁리만 하고 있다”며 “한 총리의 발언은 참사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태도가 얼마나 몰염치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생존자와 유가족에 대한 적극적 치료 지원은 물론이고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충격적 망언”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SNS상에 떠도는 악성 댓글들은 한 총리와 정부·여당의 망언들이 키운 괴물”이라며 “한 총리가 나서서 이 청소년의 죽음이 본인 탓이라며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 등까지 떠미는데, 활개치는 악성 댓글에 날개 달아주는 꼴”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한 총리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외신기자들 앞에 이태원 참사를 농담거리로 받아치던 그 모습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었다는 게 드러났다”며 “이제 그만 하실 때가 됐다. 내려오십시오”라고 밝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도 “망언과 눈치 없음, 공감능력 제로를 뽐낼 때에만 존재감을 드러내는 국무총리는 필요 없다”며 한 총리에게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총리실은 입장자료를 내고 “한 총리의 발언은 안타까운 마음의 표현일 뿐, 비극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거나 국가의 책무를 벗으려는 의도가 아니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또 “한 총리는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국민들께서도 관심을 가져주시도록 당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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