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회담 급물살…이재명 “다 접어두고 만나자”, 대통령실 “오전 실무회동”

2024.04.26 09:22 입력 2024.04.26 10:27 수정 박순봉 기자    탁지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다 접어두고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 회담을 위한 2차 준비 회동을 했지만 의견 차이만 확인했다. 당초 민주당은 의제를 조율한 뒤 만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이 대표가 의제 조율 과정을 건너 뛰기로 한 것이다. 대통령실도 환영 입장을 밝혀 영수회담 일자 확정 등 후속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영수회담 관련해서 여러 얘기가 오가고 있다. 오랜만에 하는 영수회담이라 의제도 좀 정리하고 미리 사전 조율도 해야 하는데 그 조차도 녹록지 않은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복잡한 의제들이 미리 정리되면 좋았을텐데 쉽지 않은 것 같다. 시간을 보내기가 아쉽기 때문에 신속하게 만날 결정을 하겠다”며 “대통령을 만나서 총선에서 드러난 국민들의 민심을 가감없이 전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생 현장의 참혹한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고 필요한 조치들을 할 수 있도록 요청드리겠다”며 “윤 대통령께서도 국민들의 어려운 상황, 총선 민의를 잘 들어주시고 절박한 심정으로 어떻게 하면 난국을 타개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이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몰락한다는 각오로 회담에서 반드시 국민이 기대하는, 성과 가능한 조치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변인실 명의로 낸 입장에서 “윤 대통령의 회동 제안에 화답한 이재명 대표의 뜻을 환영한다”며 “일정 등 확정을 위한 실무 협의에 바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천준호 (당대표) 비서실장이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회담을 전격 수용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오전 중에 3차 실무 준비회동을 할 계획이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실무진들은 성과 없는 회담이 되어선 안 된다는 입장이었지만 이 대표가 민생회복 골든타임까지 고려한 것”이라며 “더 늦어져선 안 된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지난 23일에 이어 전날 2차 준비 회동을 했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제시한 의제에 대해 대통령실이 검토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은 사전 의제 조율 없이 일단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하자는 입장을 전했다. 3차 준비 회동 일정도 잡지 못해 지연되는 듯 했으나, 이 대표가 바로 만나기로 결심하면서 윤 대통령과 이 대표 회동에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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