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기록 회수 3시간 전 윤 대통령과 통화한 신범철 “회수 관련”

2024.06.24 06:00 입력 2024.06.24 06:04 수정

국회 청문회서 드러난 ‘대통령실, 채 상병 사건 개입’ 정황

<b>이종섭·임성근, 증인 선서 거부</b>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오른쪽부터)이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자리에 앉아 있는 동안 박성재 법무부 장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왼쪽부터) 등이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섭·임성근, 증인 선서 거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오른쪽부터)이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하고 자리에 앉아 있는 동안 박성재 법무부 장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왼쪽부터) 등이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재은 “임기훈, 경찰 전화 알려줘”…임 ‘조율’ 가능성
‘대통령 → 안보실 → 국방부 → 경찰’ 순 통화…의혹 ‘증폭’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 21일 연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는 여당 불참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의 증인 선서 거부, 주요 증인들의 불성실한 답변 등으로 인해 진상을 속 시원히 규명하기엔 모자란 자리였다. 하지만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한 사건 기록을 국방부 검찰단이 회수하는 과정에 대통령실, 더 나아가 윤석열 대통령이 개입한 정황을 전보다 뚜렷하게 밝히는 등 성과가 있었다.

앞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군사법원의 재판 과정에서 지난해 8월2일 오전 해병대 수사단이 채 상병 사망사건 기록을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직후인 낮 12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과 세 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그날 오후 1시25분엔 임기훈 전 국가안보실 국방비서관, 오후 4시21분엔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과 통화했다. 윤 대통령과 이들 간 통화 주제가 사건 기록 회수 등과 관련이 있을 거란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 전 장관 등은 부인해왔다.

이와 관련해 신 전 차관은 21일 청문회에서 ‘차관도 지금 (대통령과) 통화한 게 나오고 있다’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그것은 회수에 관련된 것”이라고 답했다. 윤 대통령이 이 사건 기록을 회수하는 데 관여한 정황이 사건 관계자 진술로 나온 것은 처음이다. 다만 신 전 차관은 이후 추가 질문에 “대통령과 통화한 것을 공개 석상에서 밝히는 게 부적절하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진 않았다.

수사 기록 회수 3시간 전 윤 대통령과 통화한 신범철 “회수 관련”

청문회에서 새롭게 드러난 윤 대통령 관여 정황은 더 있었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누구의 지시로 경북경찰청에 전화했느냐’는 이건태 민주당 의원 질의에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고, 전화를 걸었더니 경북경찰청이라고 했다”며 “(임 전 비서관이) 경북경찰청에서 전화가 올 것이라는 말을 해줘서 부재중 전화가 경북경찰청일 것으로 예상하고 전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비서관이 국방부와 경찰 간 사건 기록 회수를 사전 조율한 정황으로 해석된다.

유 관리관은 지난해 8월2일 오후 1시42분에 임 전 비서관과 통화했고, 오후 1시51분 경북경찰청 수사부장과 통화하면서 사건 기록을 회수하겠다고 전달했다. 그런데 임 전 비서관은 유 관리관과 통화하기 직전인 오후 1시25분 윤 대통령 전화를 받아 5분 가까이 통화했다. 대통령→국가안보실(임 전 비서관)→국방부(유 관리관)→경북경찰청 순으로 통화가 이뤄진 것이다. 윤 대통령이 사건 기록 회수를 직접 지시했거나, 적어도 사전에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이다. 결국 국방부 검찰단은 그날 오후 7시20분 경찰로부터 사건 기록을 회수하는 ‘미션’을 완수했다.

사건 기록 회수 과정에 대통령실이 개입한 정황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지난해 8월2일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파견된 경찰(행정관)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어 군이 사건 기록을 회수하길 원한다고 말했고, 국수본 관계자가 이를 경북경찰청 간부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이다. 당시 공직기강비서관은 이시원 전 비서관이었다. 이 전 비서관은 사건 기록 회수를 전후해 임 전 비서관, 유 관리관과 수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앞서 드러났다. 최소한 대통령실 내 국가안보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 등 2개 조직이 이 사건에 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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