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있는 야구장, 즐겨만 주세요

2016.04.01 21:31 입력 2016.04.01 21:37 수정

폭우도 거뜬 ‘고척돔’

LED 조명 파도타는 ‘사직’

세계 최대 전광판 ‘문학’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야구장을 찾는 이들은 경기를 직접 보고 즐기는 데 의미를 뒀다. 경기 이외의 즐길 거리라고는 ‘치맥(치킨과 맥주)’ 정도였다.야구 초보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H(안타), O(아웃), E(실책) 등의 알파벳 약자는 처음 보는 사람들이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초심자들을 위한 야구 서적에는 ‘전광판을 읽는 법’이라는 목차가 반드시 들어가곤 했다.하지만 이제 야구장은 하나의 거대한 ‘놀이터’로 변신하고 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올 시즌 새로 단장한 몇몇 구장들이 야구 관전 문화를 바꾸고 있다.

한국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

한국 최초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

■고척돔, 실내스포츠로 옮겨온 야구

야구팬이라면 한 번쯤 야구장으로 향했다가 발걸음을 돌린 기억이 있을 것이다. 야구는 실외 스포츠다. 날씨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비는 물론이고 낮은 기온, 황사 등이 야구 경기의 방해 요소다.

그러나 이제는 날씨에 관계없이 야구를 볼 수 있는 곳이 생겼다. 고척 스카이돔이다. 넥센의 홈구장으로 쓰이는 이곳은 한국 최초의 돔구장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한 번쯤은 가볼 만한 곳이다.

야구장에 가기 전 일기예보를 찾아볼 필요가 없다. 하루 종일 비가 주룩주룩 내려도 야구를 볼 수 있다. 일교차를 걱정해 옷을 따로 챙겨가거나 따가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 모자를 가져가지 않아도 된다.

고척돔이 처음 개방했을 때에는 좌석 문제 등 불편한 점들이 더러 있었지만 개막에 맞춰 일부 불편 사항을 개선했다. 실내에서 터지는 홈런과 돔구장 안을 쩡쩡 울리는 응원을 보는 것도 볼거리 중 하나다.

40억원짜리 LED 조명 설치한 부산 사직구장.

40억원짜리 LED 조명 설치한 부산 사직구장.

■세계 최대 전광판 보러 오세요

시범경기 동안 인천 문학구장을 찾은 관중의 일부는 전광판을 구경하러 온 이들이었다. 올 시즌 새로 마련된 문학구장 전광판의 ‘빅보드’는 가로 63.398m, 세로 17.962m, 총면적 1138.75㎡에 달한다. 농구 코트를 3개 합쳐놓은 것보다 크다. 세계 최대의 전광판이란 사실만으로도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면적이 넓어진 만큼 전광판을 채울 콘텐츠가 많아졌다. SK 구단 측은 전광판을 담당하는 인원을 지난해 7명에서 17명으로 늘렸다. 다른 구장의 두 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경기를 보는 팬들은 선수들의 기록을 일일이 찾아보지 않아도 된다. 전광판에 띄워져 있는 알찬 내용으로 경기를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전까지는 야구장에서 종종 DMB를 들고 관전하는 팬들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새 전광판에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4D 리플레이 기능을 장착했다. 어느 자리에 앉더라도 눈앞에서 보는 듯한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잠깐 놓쳤던 장면도 ‘빅보드’를 통해 다시 볼 수 있다.

세계 최대 전광판이 있는 인천 문학구장.

세계 최대 전광판이 있는 인천 문학구장.

■LED 조명과 함께 파도타기를

‘지상 최대의 노래방’이라고 불리는 부산 사직구장의 묘미 중 하나는 팬들이 선보이는 ‘파도타기’ 응원이다. 사직구장을 가득 채운 팬들이 일어섰다 앉았다 하며 만든 ‘인간 파도’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사직구장의 새 조명도 ‘파도타기’에 동참할 수 있다. 롯데는 올 시즌을 맞이해 총 40억원을 들여 국내 프로야구단 최초로 최첨단 LED 조명을 설치했다.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홈구장에 설치된 것과 같은 시설이다.

새 조명 시설은 껐다 켰다를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눈부심이나 빛떨림 현상이 없어 경기 중 선수의 선명한 시야 확보가 가능해졌다.

롯데는 지난달 24일 시범경기 처음으로 열린 야간 경기에서 처음으로 새 조명을 선보였다. 클리닝 타임 때 시험적으로 조명으로 파도타기를 유도했는데 사직구장을 찾은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이 모습을 찍은 영상이 유튜브에 공개돼 많은 관심을 끌었다.

또 사직구장에서는 안에 들어가지 않아도 조명으로 그날 홈팀 롯데의 경기 상황을 알 수 있다. 사직구장 외벽에는 상황별로 9가지 색상 연출이 가능한 경관 조명을 설치했다. 롯데의 경기 중에는 팀의 상징색인 주황색 조명이 빛을 발하고, 홈런이나 결승타가 터지면 파란색으로 빛난다. 또 롯데가 경기에서 이기면 경기장 외벽은 일곱 빛깔 무지개 조명으로 가득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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