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삼성 리그우승 ‘13년한 풀다’

2001.03.01 23:33

무려 13년을 기다렸다. 삼성 썬더스가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1일 잠실체육관. 김동광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과 프런트는 SBS를 91-86으로 꺾고 우승이 확정되자 일제히 “삼성 만세”를 외쳤다.

32승10패. 삼성은 이제 남은 3경기를 모두 지고 LG가 3전승한다고 해도 LG와의 팀간 전적에서 3승2패로 앞서 정규리그 우승이 결정됐다. 1988년 농구대잔치 우승이후 13년, 프로출범 5시즌만에 가슴에 묻어둔 한을 푼 것이다.

문경은은 이날 소나기같은 3점포 8발을 터뜨리며 36득점, 우승에 쐐기를 박았고 주희정(9점·7어시스트)과 맥클래리(24점)도 MVP를 위해 시위하듯 야생마처럼 코트를 누비며 수훈을 세웠다. SBS는 ‘트리플더블러’ 데릭스(27점)를 앞세워 분전했지만 잠실에서 끝내려는 삼성의 집념앞에 제물로 올려졌다.

축포가 터지자 삼성선수단은 2,000여 응원단의 환호속에 코칭스태프를 차례로 헹가래치며 “이제 삼성시대가 열렸다”고 포효했다. 정말 삼성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인가.

물론 아직 플레이오프가 남았기 때문에 정규리그 정상은 ‘절반의 성공’일 뿐. 그러나 철저히 밑바닥 아픔을 겪어본 삼성엔 감격스러울 만큼 값진 우승이었다.

1988년 3월. 농구대잔치 챔피언을 마지막으로 삼성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는 사실상 기아의 독주시대. 삼성은 가끔씩 코리안리그 우승으로 명맥을 이어갔다. 97년 2월 프로농구가 출범했지만 삼성은 역시 기아·현대·SK의 득세속에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특히 프로원년인 97시즌 8개팀중 8위, 97~98시즌엔 10개팀중 9위로 처절하게 망가졌다. 98~99시즌을 앞두고 김동광 감독을 영입한 삼성은 신인왕 출신 주희정까지 나래(현 삼보)에서 영입, 정상야망을 불태웠다. 그리고 지난 두 시즌간 연속 4강에 오르며 전력을 다진 삼성은 올시즌 물샐틈 없는 ‘조직농구’를 과시하며 18일간의 2위를 제외하곤 선두를 독주한 끝에 정상에 등극했다.

〈권부원기자 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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