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량미달 ‘용병대란’혼돈의 코트

2002.11.01 18:33

절대강자가 보이지 않는 초반 판도. 전승팀 하나 없이 2승1패만 5개팀. 왜 혼돈인가.

원인은 예측하지 못한 ‘용병대란’에 있다. 지난 8월 시카고 트라이아웃에서 선발한 새 용병들이 대부분 기대 이하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 개막 이전 올시즌을 주도할 3강에 지목됐던 KCC 동양 삼성의 난조가 초반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들 3개팀은 국내선수진에 나름대로 강점이 있어 용병 2명의 조합만 괜찮으면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내부의 적’에 발목을 잡히는 현상이 여기저기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른바 용병대란이다.

이상민 전희철 추승균. 연봉 2억원 이상 선수만 3명을 보유한 초호화 군단 KCC는 그 상처가 가장 심하다. 개막전에서 SBS에 겨우 이긴 뒤 2연패. 열이면 아홉이 우승후보로 꼽았는데 모양이 우습게 됐다.

두 용병 벤 퍼킨스와 디미트리스 몽고메리가 신선우 감독의 골머리를 썩인다. 지난 세 경기에서 둘이 합해 한 경기 평균 20점도 못넣었다. 신감독이 구상한 토털 농구에 차질이 빚어졌다. 싹수가 노란 퍼킨스에겐 이미 퇴출을 통보했고, 몽고메리는 좀 더 두고볼 참이다.

동양 김진 감독은 에이제이 롤린스 때문에 고민이다. 리바운드 왕 라이언 페리맨의 공격력이 미덥지 못해 재계약을 포기했는데 롤린스가 지금까지 보여준 득점력은 더 형편없다. 평균 8점. 코리아텐더전 패배도 용병대결에서 밀린 탓. 센터 자리에 구멍이 생긴 셈이어서 전도가 험난해 보인다.

패권탈환에 나선 삼성 역시 아직까지 서장훈의 파트너를 찾지못해 불안감을 주고 있다. 카를로스 윌리엄스 대신에 지명한 안드레 맥컬럼조차 함량 미달로 확인되자 교체를 결정했다. 3일부터 출전할 아비 스토리에 거는 기대가 크다.

반면 코리아텐더는 검증된 용병 에릭 이버츠와 안드레 페리의 활약 덕분에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LG도 아직까지 용병난을 겪지 않고 있다. SK나이츠도 용병 2명의 기량이 엇비슷해 어느팀과도 해볼 만하다는 입장이다.

몇몇 팀의 용병대란이 국내선수진의 팀간 전력 불균형을 상쇄함으로써 절대강자가 없는 초반 판도를 형성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KCC 동양 삼성이 용병진용을 재정비할 때까지 혼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권부원기자 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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