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vs차범근 ‘FA목장의 결투’

2005.11.01 18:12

김학범vs차범근 ‘FA목장의 결투’

‘불세출의 스타’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52)과 ‘K리그 최고 지략가’ 김학범 성남 일화 감독(45). 둘이 제대로 맞붙는다. 격전지는 2일 오후 2시 수원-성남간 2005 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대회 16강전이 열릴 파주공설운동장이다.

양감독은 한결같이 필승을 위해 최강 멤버를 꾸렸다. 미리 보는 FA컵 결승전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한판이다.

차범근 감독은 올시즌 K리그 4강 플레이오프(PO)·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실패로 톡톡히 망신당했다. 차감독에게 FA컵은 밑바닥까지 실추된 명예를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차감독은 지난 주말 K리그 부천전을 주전 절반 이상 뺀 채 2진 멤버로 치렀다. 이번 성남전을 이기기 위해 주전들에게 체력을 비축할 수 있는 꿀맛 휴식을 준 것이다.

수원은 성남전에 부상 후 최근 재가동한 김남일(28)과 ‘살림꾼’ 김진우(30)를 중앙 미드필더로 투입한다. 경기 주도권을 결정할 중원싸움에서 기선을 잡겠다는 뜻이다. 이들의 기량은 K리그 최정상급이지만 베스트 컨디션이 아니라는 게 차감독의 고민이다.

차감독이 특히 기대하는 선수는 올시즌 성남과의 3차례 맞대결에서 기록한 3골을 모두 넣은 김대의(31)다. 김대의는 지난달 26일 수원시청과의 FA컵 32강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넣어 팀이 승부차기 승리를 거두는 데 크게 공헌했다.

FA컵을 위해 K리그를 희생한 차감독과 달리 김학범 감독은 FA컵과 K리그를 모두 노린다. 아직 K리그 후반기 우승을 확정짓지 못해 수원전보다는 주말 K리그 울산전에 ‘올인’할 거라는 게 당초 예상이었다. 하지만 김감독은 오히려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FA컵과 K리그를 모두 베스트 멤버로 치러 내리 대어를 낚겠다는 게 김감독의 각오다. 만일 수원에 지면 울산전까지 부담스러워지면서 후반기 우승을 놓칠 수도 있는 상황. 김감독의 강공법은 구단 및 감독의 운명을 건 중대한 결정인 셈이다.

‘축구명문’ 고려대 출신으로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뒤흔든 스타였지만 감독으로서는 험난한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차범근 감독. ‘축구변방’ 명지대를 나와 태극마크는커녕 겨우 1년간 프로에서 뛴 뒤 끊임없는 연구로 ‘최고 지략가’로 떠오른 김학범 감독.

이들 중 과연 마지막에 웃는 감독은 누구일까. 축구팬들의 관심은 온통 FA컵 수원-성남전에 쏠리고 있다.

〈김세훈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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