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까지 자리 보장 받았지만 3일 경기결과 따라 성패 갈림길
흔히 축구스타는 감독으로 성공하기 힘들다고 한다.
‘축구의 신’ 디에고 마라도나도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맡았지만 남아공월드컵 예선 탈락 위기에 빠지면서 경질설에 휩싸였다.
거스 히딩크(러시아 대표팀), 알렉스 퍼거슨(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선수 시절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 감독으로 성공한 인물이 더 많다.
지금 이집트에서는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40)가 통설을 깨고 감독으로도 성공 신화를 쓸 수 있을지의 기로에 서 있다.
홍명보는 지난달 25일 개막한 20세 이하(U-20) 월드컵의 한국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경우의 수는 간단하다. 한국은 1무1패로 예선 C조 4위에 머물고 있다. 3일 새벽 1시45분에 열리는 미국전에서 이기면 무조건 16강에 진출해 절반 이상 성공을 거뒀다고 말할 수 있다. 반면 비기거나 지면 여지없이 예선 탈락이다.
홍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 감독직까지 보장받은 상태다. 올림픽 성적에 따라선 2014년 브라질월드컵 대표팀도 맡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성적이 나쁘면 올림픽 감독을 맡을 명분이 약해진다. 결국 홍 감독에게 미국전은 감독 인생의 성패를 가를 분기점이 될 수 있다.
홍 감독이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합격점에 가깝다. 홍 감독은 박주영(2005년 대회), 이청용(2007년 대회) 같은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가운데 6차례에 걸친 소집훈련을 통해 40명이 넘는 선수를 테스트했다.
훈련 과정에는 히딩크, 딕 아드보카트(벨기에 감독), 핌 베어백(호주 감독)의 밑에서 주장과 코치로 배웠던 노하우를 적용했다.
홍 감독은 9월 초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히딩크로부터는 큰 대회를 앞두고 체력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아드보카트에게는 팀 운영과 선수들과의 관계 설정을, 베어백에게는 훈련법과 업무 분담을 익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카메룬과의 첫 경기에서 0-2로 패한 뒤 어린 선수들을 잘 추슬러 2차전에서 우승후보 독일과 1-1로 비겼다.
홍 감독은 “미국은 비겨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수비적으로 나올 것이다. 이기는 것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만큼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