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FC ‘2부 강등’ 화풀이 문책… 팬 모은 구단 직원들 내친 대구시

2013.12.13 20:53

프로축구단 대구 FC를 운영하는 대구시가 지난 12일 ‘제52차 대구시민프로축구단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와 이사진 9명 전원의 사표를 받았다. 재정 확보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한 김재하 사장도, 석광재 사무국장도 구단을 떠난다. 이사회는 주찬용 운영팀장, 편영호 경영지원팀장, 김현희 홍보마케팅팀장 등 중간 간부들의 사표도 받아냈다. 올 시즌 축구단이 2부로 떨어진 데 대해 화풀이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구는 1부 14개팀 중 13위에 머물러 2부로 강등됐다. 올초 지휘봉을 잡은 당성증 전 감독, 시즌 도중 바통을 이어받은 지역 출신 백종철 감독도 강등을 막지 못했다. 대구가 성적으로는 팬들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그러나 프로 스포츠에서 성적보다 더 중요한 것이 팬이다. 대구는 올해 적극적인 팬 확보 활동을 벌여 지난해 대비 평균 관중을 늘렸다. 2부로 강등된 3개팀 중에서 가장 많은 관중을 유치했고 시즌 개막전에는 3만9871명의 관중을 불렀다.

대구는 올해 프로축구연맹이 총 3차례 시상한 프렌들리 클럽상을 1번 받았고 프렌들리 클럽상 시즌 종합평가에서도 14개팀 중 2위에 올랐다. 지난 3일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는 사회공헌을 가장 많이한 구단에 주는 ‘사랑 나눔상’도 받았다. 저조한 성적 때문에 강등이 예상되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팬들을 모으고 관심도를 높이기 위한 프런트의 노력은 대단했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노력해온 구단 핵심 직원들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대구시의 압박 속에 사표를 내고만 것이다.

내년 시즌 대구의 모습을 떠올려본다면 이들 직원은 구단에 머무르는 게 합당해 보인다. 내년에 대구 축구단은 시 지원금과 기업 협찬금 축소, 인기 저하, 관중 감소 등 숱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주전 선수들이 팀을 떠나면서 전력 약화도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성적과 흥행 모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대구시가 해야 할 일은 젊은 인재를 잡는 일이다. 화가 난다고 이들을 내치면 미래는 더욱 암울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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