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서 멈춘 검찰 수사…“문체부·축구협 등 비리 제어법 찾아야”

2023.09.25 21:57

⑦ 스카우트 비리 형태

[축구판 블랙 커넥션] 안산서 멈춘 검찰 수사…“문체부·축구협 등 비리 제어법 찾아야”

# 고교 졸업 후 프로 직행은 하늘의 별따기다. 실력이 출중하거나 뒷돈이 필요하다. 검은돈은 선수(부모)→에이전트(고교 감독)→프로구단 지도자(또는 고위층)로 흘러간다.

# 프로구단 지도자(고위층)는 선수 영입에 대해 절대 권한을 행사한다. 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 뽑을 수 있고 높은 계약금과 연봉까지 안길 수 있다. 구단 돈으로 뇌물에 대한 보답을 하는 꼴이다.

# 프로구단 지도자(고위층)와 에이전트 사이에는 은밀한 거래가 있다. 지도자는 에이전트가 청탁한 선수를 뽑고 고위층이 결재한다. 청탁을 들어주려면 지도자와 고위층 간 유착이 불가피하다.

# 스카우팅 시스템이 부실한 프로구단들이 있다. 폭탄 돌리기식으로 선수를 이리저리 돌리면서 갑론을박하다 슬쩍 뽑는다. 책임 추궁이 어려운 구조다.

# 입단 비리는 시·도민 구단이 심하다.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정치인, 축구인, 지역 유지가 학연, 지연 등 이해관계로 얽혔다. 청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예산 축소, 감사 예고, 악성 민원으로 구단을 흔든다.

# 에이전트가 특정 구단 선수들을 다수 관리하면 지도자·구단과 유착 의혹에 휩싸이고 견제도 받는다. 이때 자신이 관리하는 선수를 친한 다른 에이전트 소속인 것처럼 서류를 작성하고 수수료도 나눠 먹는다.

# 구단이 지정하는 에이전트는 선수 이적 건을 행정적으로 마무리할 때 등장한다. 이적 업무에 실제 관여하지 않았는데 구단 알선으로 업무를 본 것으로 서류를 조작하고 수수료도 받는다.

# 대한축구협회 에이전트 등록 시스템, 프로축구연맹 표준 계약은 허점이 많다. 에이전트, 선수, 구단이 서로 짜고 사실과 달리 내용을 적어도 제어할 방법이 없다. 표준계약서에 없는 이면 합의에서 비리가 생긴다.

# K3, 4리그에도 연봉, 수당제가 적용된다. 그런데 구단과 선수 정보는 무척 제한적으로 공개돼 있다. 무관심은 무법을 초래한다. “선수단 절반이 청탁 선수”라는 말이 들린다.

# 경기실적증명서에는 최우수선수, 연령대별 국가대표 선발 등이 명기된다. 주요 수상 경력, 태극마크는 명문 대학 입학에 큰 도움이 된다. 감독이 찍은 수상자, 슬쩍 달아준 태극마크가 장사 수단이 된다.

# 몇몇 1, 2부 축구단은 ‘B팀’을 운영한다. B팀 구성을 위해 적잖은 젊은 선수들을 뽑는다. “유망주를 육성하기 위함”이라는 명분 뒤에는 부모, 에이전트, 프로 지도자 간 은밀한 돈거래가 발생하고 있다.

#프로구단은 12세, 15세, 18세 유스팀을 운영한다. 프로 유스팀에 가면 무료로 축구를 배우고 프로구단과 관계도 지속된다. 아들을 상위 유스팀으로 올리기 위해 유스팀 지도자, 구단 직원에게 향응을 제공하는 부모가 적잖다.

프로구단이 아마추어 선수들을 선발할 때, 대학 축구부가 고교 선수들을 받을 때 발생하는 비리들이다. 모두 구단, 선수(부모), 에이전트, 지도자, 교수 사이 발생하는 검은 거래들이다. 은밀하게 만나 현금을 주고받는 식이다.

검찰은 최근 안산 프로축구단 스카우트 관련 비리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검찰은 프로구단 감독과 고위층, 에이전트, 유명 축구인, 학부모, 초등학교·대학 감독을 기소했다. 법적으로 밝혀내지 못했을 뿐 아직도 적잖은 의혹들이 똬리를 틀고 있다. 프로축구계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안산에서 아쉽게 멈췄지만 다른 구단들에서도 대동소이한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축구협회, 프로축구연맹 등이 비리를 최소화하고 사후에라도 제어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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