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이들의 포옹,'이것이 올림픽이다'

2012.08.01 20:02

두 사나이의 포옹. 두 남자 모두 감격하며 웃었다.

1일 새벽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81㎏급에서 금메달을 딴 김재범(27·KRA)과 은메달의 올레 비쇼프(33·독일). 격전의 5분을 보낸 뒤 둘은 서로를 꼭 안았다.

둘 사이에 판정과 승패의 앙금 따위는 없었다. 온힘을 쏟아부은 뒤 나온 유감 없는 경기 결과. 김재범은 4년 전, 넘지 못한 벽을 비로소 극복한 뒤 기쁨의 발걸음으로 손을 내밀었고, 비쇼프는 4년의 노력으로 자신을 꺾은 김재범을 따뜻하게 맞았다.

31일 엑셀 런던에서 열린 유도 81kg급 결승에서 김재범 선수와 맞붙은 독일의 올레 비쇼프가 김재범을 축하해주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31일 엑셀 런던에서 열린 유도 81kg급 결승에서 김재범 선수와 맞붙은 독일의 올레 비쇼프가 김재범을 축하해주고 있다. 런던|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오심과 불신으로 얼룩진 런던올림픽. 두 남자가 선 매트에 런던올림픽의 그림자는 없었다.

전력을 다한 페어플레이 뒤 서로를 향한 격려. 올림픽 정신이라는 테두리에서 쉬워보여도 결코 쉽지 않은 것들을 둘은 아주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결승전 패자 비쇼프는 더 큰 박수를 받고 있다. 은메달의 아쉬움에 고개 숙여 시상식을 희비의 장으로 만들지 않았다. 매트에서, 또 시상대에서 누구보다 더 진실된 표정으로 김재범을 축하했다. 김재범이 금메달을 깨물자 자신도 은메달을 들고 따라하는 등 기쁨에 기쁨을 보태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어쩌면 지난 4년간 이어진 김재범의 사투를, 같은 4년을 기다린 비쇼프가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인지 모른다. 비쇼프는 경기 중 매서운 눈빛으로 잡기싸움을 했지만, 결승전이 끝난 뒤로는 시종일관 따뜻한 미소를 보냈다.

비쇼프가 2008년 베이징대회에서 보인 행동 또한 다시 부각되고 있다. 비쇼프는 자신에게 져 은메달에 머문 김재범의 손을 잡고 번쩍 들어올려주는 등 상대를 따뜻하게 품었다.

비쇼프는 기술적으로 성장한 김재범을 진정한 금메달리스트로 인정하기도 했다. “4년 전 김재범은 나이 어린 아시아의 챔피언이었지만 지금 더 강해지고 빨라졌다. 금메달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비쇼프는 올림픽을 지켜보는 한국인들에게 큰 메시지를 안겼다. 그의 깨끗한 매너가 국내에서 큰 화제를 몰고오고 있다. 베이징 대회 남자 유도 60㎏급 결승전에서 패하고도 금메달 감격에 눈물을 흘리는 최민호를 일으켜세운 루드비히 파이셔(오스트리아)가 일으킨 신드롬이 재현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pey01463XX를 쓰는 한 사용자는 “경기가 끝난 후 김재범 선수와 독일 비쇼프 선수의 감동적인 포옹.이게 올림픽이고 이게 스포츠맨쉽이죠”라며 훈훈한 메시지를 올렸다. 또 @Jin_stoneXXX를 쓰는 사용자는 “독일의 유도선수 비쇼프는 그릇 크기가 사람마다 다른다는 것을 잘 보여줬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보는이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주고, 올림픽정신을 새삼 생각하게 해줬다.그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