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말 듣고 싶었던 시끌벅적 소치 해단식

2014.02.26 21:19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선수단 해단식이 열린 지난 25일 인천공항 밀레니엄홀. 공항에 들어선 선수들을 향한 팬들의 환호는 뜨거웠고 이어진 해단식에 쏠린 관심도 대단했다. 하지만 해단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팬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대부분 행사들이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졸속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선수단이 예정보다 늦게 도착하면서 많은 게 꼬였다. 원래 선수단을 태운 전세기가 인천공항에 도착하기로 예정된 시간은 오후 3시였다. 그러나 전세기는 그보다 30여분 늦게 내렸다. 준비된 행사를 해야 하는 데 시간이 부족했다. 모든 게 서둘러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취재진과 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며 기다린 기자회견이 몇몇 선수에게만 집중된 채 너무 급하게 끝난 것은 두고두고 아쉬웠다. 기자회견은 10분 동안 질문 5개로 끝났다. 5개 중 3개가 김연아에게, 그리고 나머지 2개는 여자 쇼트트랙 선수들에게 주어졌다. 올림픽 2연패를 이룬 이상화, 은퇴를 선언한 이규혁,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에서 첫 메달을 딴 이승훈 등 다른 선수들은 들러리가 되고 말았다.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평창올림픽을 위해 노력한 설상 종목 선수들도 철저히 무시됐다. 모굴스키에서 한국 사상 최고 성적을 기록한 최재우 등은 인터뷰에서 아예 빠졌다. 4년 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설상 종목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설상 선수들의 마음은 추웠다.

해단식 행사와 인터뷰가 TV를 통해 생중계된 것은 태극마크를 달고 애쓰고 돌아온 선수들의 모습과 그들의 말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인터뷰에 앞선 고위층의 ‘뻔한’ 인삿말 등에 배정된 시간이 줄었다면 조금 더 많고 조금 더 다양한 선수들의 말을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해단식 인터뷰에서 배제된 것은 국민들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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