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양궁 망신당할라’ 조직위 부실 준비에 협회 나서

2014.09.22 21:51 입력 2014.09.23 15:45 수정

자원봉사자들이 날짜가 지난 부실한 도시락을 받고, 경기장에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볼 전광판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인천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의 대회 준비 미흡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한양궁협회가 부실한 현장을 보완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양궁협회는 양궁 경기 개막을 하루 앞둔 22일 인천 계양아시아드 양궁장에 대형 전광판을 설치하고 미디어석을 확장하는 공사를 시작했다. 조직위원회의 미흡한 대회 준비 상황을 보다 못해 자구책을 들고나온 것이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한국 양궁이 자칫 부실한 시설 때문에 안방에서 망신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계양 양궁장에는 오른쪽에 비스듬하게 대형 전광판 하나만 설치돼 왼쪽 관중석의 팬들만 볼 수 있다. 협회는 오른쪽 관중석에서도 경기를 즐길 수 있도록 임시로 왼쪽에도 대형 전광판을 하나 더 세우기로 했다. 취재기자와 방송 해설진이 앉는 미디어 트리뷴(보도석) 공사도 시작했다. 조직위가 마련한 취재석은 뜨거운 햇살을 전혀 막을 수 없게 만들어졌다. 중계 화면도, 노트북 PC 화면도 보기 힘들 정도다. 협회는 지난 13일부터 현장 점검을 하면서 조직위 측에 시정을 요구했지만 “모든 경기장이 다 같은 상황”이라는 형식적인 답변만 들었다. 이에 협회는 예산 2000만원을 들여 직접 철골 구조물을 세우고 임시 가림막 설치를 시작했다.

자원봉사자들도 직접 챙긴다. 자원봉사자와 양궁인 출신 운영위원들이 조직위로부터 제공받는 도시락이 워낙 부실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시락의 유통기한 논란까지 일었고, 그나마 배달도 안된 사례까지 나오자 협회가 손수 구입해 제공하기로 했다. 협회는 자원봉사자와 운영위원 등 240여명을 위해 백화점에서 1만2000원짜리 도시락을 따로 구입해 지급하기 시작했다. 또 자원봉사자와 운영요원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고급 뷔페에서 만찬을 베풀기도 했다.

윤병선 양궁협회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에서 하는 잔치인데 팬들이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관람하고, 양궁 현장을 함께하는 모든 사람들이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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