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뛰면 불안? 그것도 병일수도

2006.03.22 18:21

봄기운이 완연하다. 겨울동안 움츠렸던 몸을 쫙 펼 때가 왔다. 봄이 되면 누구나 운동을 생각한다.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사람이 맘잡고 운동을 시작하는 때가 지금이며 운동을 좋아하면서도 겨울 동안 많이 하지 못한 사람이 근질근질한 몸을 맘껏 움직여볼 때 또한 지금이다.

운동을 다시 시작할 때 심하게 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2001년 직업별 평균수명 조사에 따르면 운동선수는 67세로 언론인(65세) 등과 함께 최하군에 속했다. 가장 오래 사는 성직자(79세)에 비하면 무려 12년이나 빨리 죽는다는 수치다. 전세계 운동선수의 평균수명이 56세밖에 안 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왜 몸에 좋다는 운동을 하는 운동선수가 보통사람보다 빨리 죽을까.

사인이야 다양하겠지만 아이러니하게 운동을 너무 많이 하기 때문에 일찍 죽는다고 볼 수 있다. 운동이 과하면 건강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뜻이다. 운동생리학에서는 이를 ‘운동의존’이라 하는데 ‘운동중독’의 개념과 비슷하다.

운동이 지나치면 호흡이 멎을 것 같은 ‘죽음의 한계점’에 이른다. 여기서 조금 더 운동하면 오히려 편안함을 느끼는 ‘세컨드 윈드(second wind)’ 상태로 넘어간다. ‘베타 엔돌핀’이라는 호르몬이 평소보다 최대 5배나 분비되면서 마약을 먹은 것 같은 묘한 행복감까지 체험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운동중독이다.

운동에 중독되면 우선 근육을 지나치게 많이 써 근육·관절 등에 무리가 가 근육이 파열되고 관절이 손상되기 쉽다. 나아가 과도한 운동으로 부하가 걸린 폐·심장·혈관 등 체내 기관의 기능이 급속도로 떨어지면서 순간적인 마비가 일어나게 된다. 물론 생명까지 잃을 수도 있다.

운동중독 인구에 대한 정확한 조사는 없지만 2003년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1,121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7.4%가 운동중독 증상을 보였다.

운동중독에 대한 자가진단을 통해 예방이 필요하다. 자가진단은 먼저 운동하지 않으면 마약·담배를 끊었을 때와 비슷한 불면·환각·초조·발한 등 금단현상을 느끼는지 체크해야 한다. 운동 때문에 일을 소홀히 하거나 기록을 깨기 위해 어떠한 고통도 감내하는 경우, 운동 후 심한 식욕저하·두통을 느끼는 것도 모두 운동중독의 징후다.

운동중독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종목을 바꾸는 것이다. 편식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은 운동에도 적용된다. 운동의 목적이 기록단축 등에 있는 것이 아니라 건강유지라는 것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피곤하거나 잠이 부족하면 억지로 운동을 하지 말고 쉬어야 한다. 운동으로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체육과학연구원|윤성원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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