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테니스 다시 ‘세레나 천하’ … ‘세계 1위’ 탈환

2009.02.01 17:54
김창영기자

“랭킹이 1위거나 100위거나 관계없이 항상 내가 최고라고 생각한다. 1위 자리는 일종의 보너스 같은 것인데 그것도 물론 훌륭하다.”

다시 세레나 시대가 왔다. ‘흑진주자매’의 동생 세레나 윌리엄스(2위·미국)가 2009호주오픈테니스대회 여자 단·복식을 석권하며 세계랭킹 1위를 탈환했다. 올해 첫 그랜드슬램타이틀이 걸린 2009호주오픈테니스 여자부는 세레나의 무적시대를 알리며 막을 내렸다.

세레나는 지난 31일 호주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 디나라 사피나(22·러시아)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59분 만에 2-0(6-0 6-3)으로 격파하고 대회 네번째 우승과 함께 생애 10번째 그랜드슬램 타이틀을 따냈다.

결승전은 세레나가 워낙 강했기에 싱거웠다. 사피나에게 단 3게임만 내주며 끝나 1962년 이후 가장 일방적인 결승전으로 기록됐다. 무기력했던 패자 사피나는 “나는 그저 볼보이에 불과했다”면서 관중들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했다.

세레나는 이날 승리로 엘레나 얀코비치(세르비아)를 밀어내고 105일 만에 세계 1위를 탈환했다. 2002년 처음 랭킹 1위에 등극해본 이후 세번째 세계랭킹 1위 정복이기도 하다.

세레나는 또한 단식 우승상금 130만달러를 보태 생애 통산 2350만달러를 획득함으로써 현역에서 은퇴한 골프스타 안니카 소렌스탐(통산상금 2300만달러)을 제치고 여자스포츠 선수 가운데 통산상금 1위에 올랐다.

그는 “첫 주는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잘싸워 냈고, 결국 우승까지 도달했다. 함께 해준 어머니께 감사드린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008년 US오픈 우승에 이어 2연속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원동력은 ‘자신감’에 있었다.

“1세트를 마치고 너무 빨리 끝났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그는 “나는 경기 내내 ‘집중력을 잃어선 안된다. 사피나는 여전사다. 절대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고 주문을 걸었다”고 말했다.

이는 대회 초반 느슨한 플레이 탓에 아슬아슬했던 성적 때문이다. 16강전에서는 빅토리아 아자렌카(14위·벨로루시)가 1세트를 따낸 상황에서 컨디션 난조로 경기를 포기한 덕에 8강에 진출했다.

8강전 역시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8위·러시아)에게 첫세트를 내준 상황에서 ‘폭염 브레이크’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윌리엄스는 “경기초반에는 (전력을 다하지 않는) 게으른 테니스를 했다”고 실토했다.

4강전부터 윌리엄스는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올해 들어 15연승을 달리던 엘레나 데멘티에바(4위·러시아)를 2-0으로 꺾은 뒤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할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며 ‘천하무적’임을 과시했다.

윌리엄스는 “나는 슈테피 그라프(미국·22차례 그랜드슬램)를 우상으로 생각하면서 자라왔다”며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체코·남녀 통산 최다우승)도 한때는 내가 닮고자 했던 모델이었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이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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