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출전 ‘날세운’ 빙속 이강석

2010.02.01 17:41
조미덥·사진 김문석 기자

“한 번 우승했던 경기장 느낌좋아 반드시 金 딸것”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34초를 앞둔 남자가 있다.

올림픽 출전 ‘날세운’ 빙속 이강석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의 간판 이강석(25·의정부시청)이다.

그는 스피드스케이팅 최단거리인 500m 전문이다. 드러내놓고 “1000m는 큰 기대를 하지 않지만 500m는 자신 있다”고 말한다. 올림픽 500m 우승자는 34초대에서 결정된다.

이강석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500m에서 동메달을 땄다. 국민들은 신예의 깜짝 동메달에 놀랐다.

4년이 흐른 지금 그의 위상은 금메달 1순위다. 국제빙상연맹(ISU)이 집계하는 월드컵 500m 세계랭킹 1위. 지난달 열린 세계스프린트선수권대회에서도 500m만 놓고 보면 그가 1위였다.

이강석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노린다.

“두 번째 올림픽인데 이번엔 금메달 따야죠. 역사상 처음인데 얼마나 영광이에요. 그 어떤 금메달보다 더 값지다고 생각합니다.”

기분 좋은 사실은 스피드스케이팅이 열리는 밴쿠버 리치몬드 오벌이 지난해 3월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에서 레이스를 펼쳐 우승했던 경기장이라는 점.

“당연히 좋죠. 10%는 유리하다고 봐요. 원샷원킬했던 곳이니까.”

‘원샷원킬’이란 딱 한 번 레이스했는데 그 결과가 우승이란 뜻이다.

500m는 보통 0.1초로 승부가 갈린다. 이강석의 훈련은 그 0.1초를 줄이기 위한 과정이었다.

학창시절엔 당시 작았던 키(현재 1m76)를 극복하기 위해 피치 수(얼음을 지치는 횟수)를 늘리는 연습을 무한반복했다. 그 결과 1초에 3번 이상 발을 움직여 남들보다 0.1초 빠른 초반 100m 성적을 내고 있다.

요즘은 올림픽을 앞두고 ‘날차기’ 연습에 한창이다. 날차기는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앞발의 날을 들어 카메라에 찍힌 기록을 더 빠르게 하는 것. 0.03초에서 0.04초 정도 당겨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강석은 “아직 100%는 아니지만 자꾸 하다 보니 원하는 만큼 발이 들어진다”며 “올림픽에서 실수 없이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5월 맹장수술을 하는 바람에 훈련량을 바짝 늘려야 할 때 7주 동안 운동을 쉰게 아쉽지만 지난 일이니 만큼 빨리 잊고 올림픽에 매진한다는 각오다.

올림픽 남자 500m는 설 연휴가 끝난 직후인 16일 오전 열린다. 그는 “어차피 설을 집에서 못 쇤 건 5년이 넘었으니 괜찮다”며 “정초에 제가 금메달로 국민께 힘을 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강석을 비롯한 스피드스케이팅 단거리 선수들은 2일 캐나다 캘거리로 떠난다. 캘거리에서 적응 훈련 후 8일 결전지인 밴쿠버로 날아갈 예정이다. 이강석은 31일 대형마트에서 직접 장을 보며 준비물을 챙겼다. 이제 그에게 결전의 무대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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