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서재

2011.08.31 21:40
홍순철 |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 과학자의 서재 | 최재천·명진출판

요즘 초등 사교육 시장에서 ‘독서 논술’에 대한 관심이 대단한 모양이다. 독서 논술과 관련된 학원, 학습지, 개인과외는 기본이고, 아이들을 좌뇌형과 우뇌형으로 구분해 성향에 맞는 독서를 체계적으로 지도해주는 소위 독서 영재 프로그램까지 생겨났다. 이제는 독서도 ‘스펙’의 하나로 취급되는 세상이다. 그런데 독서에 대한 이러한 접근은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우리 아이들은 과연 책을 어떤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독서를 아이의 성공을 위한 수단으로 삼고 있는 엄마들, 그리고 독서를 돈벌이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사교육업체들, 이들은 과연 독서가 그 자체로 즐거운 목적이어야 하며 그래야지만 아이들이 책을 평생 친구로 삼을 수 있다는 진리를 모르고 있는 걸까? 아니면 외면하고 있는 걸까? 아이들에게 독서가 즐길 수 있는 ‘놀이’가 아니라 또 하나의 지겨운 ‘학습’으로 여겨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책읽는 경향]과학자의 서재

자연과학자이면서 ‘통섭’의 대가인 최재천 교수. 그의 어린 시절이 고스란히 담긴 <과학자의 서재>를 통해 책의 의미, 독서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성공한 과학자로서가 아니라, 꿈을 찾아 끊임없이 궁리하고 방황했던 인간으로서의 최재천을 만나게 해주는 책이다. 동아백과사전, 세계동화전집, 한국단편문학전집, 노벨상수상작품집 등 어린 시절부터 그는 다양한 종류의 책들을 벗 삼아 놀이하듯 즐겼고, 책을 읽으며 시인이나 조각가 등 여러 미래의 모습들을 상상했다. 원치 않은 전공 때문에 방황하던 시절, 그에게 자연과학자로서의 새로운 길을 제시해준 것도 책이었고, 미국 유학 시절 과학자로서 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게 해준 것도 책이었다. 그에게 ‘통섭’이란 키워드를 선사한 것도 다름 아닌 책이었다. 그에게 책은 곧 세상이었고, 세상은 곧 책이었다. 그래서 최재천 교수는 <과학자의 서재>를 통해 다시 한번 힘주어 말한다. ‘책을 즐겨라!’

[책읽는 경향]과학자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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