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찜통 경비실’에 미니태양광 지원한다

2020.04.09 15:01

지난해 대전에서는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경비실 에어컨 설치 안건을 부결시키는 일이 있었다. 이를 알게 된 아파트 주민들은 서명운동을 시작했고, 입주자대표회의에 재심의를 요구해 주민투표가 진행됐다. 주민투표에서는 경비실 에어컨 설치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다. 결국 이 아파트는 지난해 11곳의 모든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이번에는 지역 환경단체가 나서 해당 아파트에 ‘착한 에어컨’을 선물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주민과 경비원들이 전기료 걱정을 덜고 에어컨을 쓸 수 있게 경비실에 태양광 패널을 지원하자는 취지의 캠페인이었다. 환경단체는 실제 기부포털사이트를 통한 모금과 자체 기금을 활용해 해당 아파트 경비실에 태양광 패널을 선물했다.

이런 사례를 바탕으로 대전시가 올해 아파트 경비실에도 미니태양광 설치를 지원하기로 했다. ‘찜통 경비실’ 문제를 해소할 수 있도록 전기료 부담을 줄이고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유도하려는 취지다.

지난해 대전의 한 아파트 경비실에 환경단체가 지원한 태양광패널이 설치돼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지난해 대전의 한 아파트 경비실에 환경단체가 지원한 태양광패널이 설치돼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 제공

대전시는 올해 경비실을 포함한 공동주택 1300가구에 미니태양광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대전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신청자가 전체 설치비 72만원 가운데 15%인 10만8000원만 내면 325W급 이상의 미니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도록 나머지 85%의 설치비를 지원한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미니태양광 설치를 원할 경우 11월 말까지 관할 구청에 신청하면 된다. 대전시는 2017년부터 이 사업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모두 3612가구에 태양광 설치를 지원했다.

아파트 경비실을 설치 지원 대상에 포함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325W급 미니태양광을 설치하면 한 달에 평균 31kWh의 전기를 생산해 쓸 수 있고, 이를 통해 각 가정에서는 1년에 10만원 이상의 전기요금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전시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실에 미니태양광을 설치하기 위해 신청하면 일반 가구와 같은 방식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전기료 부담 때문에 경비실 에어컨 설치 문제를 놓고 갈등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태양광을 설치해 부담을 덜 수 있다면 갈등을 줄이고 여름철 경비원 근무 환경 개선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비실에 미니태양광이 설치되면 주민들이 전기료 절감 효과를 쉽게 체감할 수 있고 신재생에너지 홍보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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