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만에 강진 ‘공포의 시애틀’

2001.03.01 23:21

28일 오전 시애틀을 비롯한 미국 북서부 태평양 연안에 리히터규모 6.8의 강진이 발생, 최소한 1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다쳤다. 워싱턴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습에 나섰지만 다행히 진앙이 지하 48~56㎞ 지점이어서 규모에 비해 인명피해가 적었다.

◇발생=이날 오전 10시54분(한국시간 1일 오전 4시54분)쯤 발생해 적지않은 혼란을 야기했다. 시애틀에서는 약 45초간 진동이 계속됐으며 워싱턴주 주도 올림피아시 등에서 건물과 도로가 파괴됐다. 지진의 진앙은 시애틀 도심에서 남서쪽으로 56㎞ 떨어진 곳으로 인근 포틀랜드는 물론 캐나다 밴쿠버와 1,100㎞ 밖의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까지 진동이 감지됐다.

미 북서부 최대 도시인 시애틀 남쪽 보잉사 활주로가 폐쇄되고 산사태로 시애틀 남동쪽 시더강의 물흐름이 방해받았다. 시애틀에서는 많은 건물에 금이 가고 중심가로 통하는 99·101번 고속도로 일부 구간이 폐쇄돼 시내진입이 통제됐다. 중심가 고층건물의 경우 승강기 고장으로 비상계단을 통해 황급히 대피했으며 스페이스 니들 타워 꼭대기에서는 관광객 30여명이 한동안 공포에 떨었다.

시애틀에서는 지난 65년 리히터규모 6.5의 강진으로 7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부상한 뒤 36년만에 큰지진으로 기록됐다.

◇피해=워싱턴주 당국은 이번 지진으로 66세 여인이 심장마비로 사망하고 25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시애틀 하버뷰 메디컬센터에는 중상자 4명을 포함해 29명이 치료를 받고 있으며 워싱턴주의 주도 올림피아 소재 병원들에도 약 40명이 분산돼 수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명피해가 적은 대신에 건물과 도로의 구조적 피해로 재산피해는 최대 수십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시애틀에서는 1,400여개의 인터넷 사이트가 일시적인 기능저하를 겪었지만 주요 정보통신 사업단지는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시애틀 북부 레드먼드에 위치한 마이크로소프트 본사는 가스 누출, 정전 등을 겪었지만 네트워크에는 별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게리 로크 워싱턴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재해관리청에 지원을 요청했다.

◇특징=미 ABC방송은 이번 지진의 파괴력이 이례적으로 적었던 것은 진앙이 지하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미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지진은 시애틀에서 남서쪽으로 56㎞ 떨어진 지하 48~56㎞ 지점에서 발생했다. 지상 거리만 고려하면 파괴력이 커야 하지만 진동파가 지하 암반층을 뚫고 올라오면서 강도가 약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강도로는 지난 94년 캘리포니아주 노스리지에서 발생한 리히터규모 6.7의 강진과 비슷했지만 당시엔 72명이 사망하고 9,000여명이 부상했으며 2백50억달러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었다.

〈시애틀/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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