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스타니 ‘의회 직접선거안’ 수용

2003.12.01 18:40

이라크 다수파인 시아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미국의 이라크 조기 주권이양 계획이 흔들리고 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는 30일 시아파 최고 성직자(그랜드 아야톨라)인 알 시스타니의 요구에 따라 과도의회를 직접선거를 통해 구성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변화는 지난주 시스타니가 “미국의 간접선거 방식은 이라크 국민을 대표할 수 없다”며 반대한 데 따른 것이다. 애초 미국은 내년 5월말까지 간접선거로 과도의회를 구성할 계획이었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1일 “시스타니의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였음을 보여주려는 과도통치위원회의 노력”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과도위 내 시아파 위원들이 기술적·정치적 어려움을 지적하고 있어 실제 주권이양 시간표대로 선거가 치러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선거가 예정대로 치러지지 못한다면 미국의 이라크 발빼기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스타니는 지난 6월 “헌법 제정 이전에 총선이 실시돼야 한다”는 이슬람 칙령(파트와)을 발표, 미국의 주권이양 계획을 바꿔놓는 동시에 이라크 새 정부 구성 및 헌법 제정을 시아파의 영향권 안에 확보하며 전후 이라크의 실세로 부상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시아파 성직자가 이라크의 핵심 중재자로 부상했다”면서 “이들이 수십년 만에 정치적 역할의 윤곽을 그려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WP는 “시스타니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이라크 국민의 신뢰를 얻고 있는 시스타니와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과도위 간의 갈등이 벌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최민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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