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피살…美 ‘꼬이네’

2003.12.01 18:40

지난 주말 이라크에서 한국인 2명을 포함, 5개국 15명이 잇따라 사망한 데 대해 미국이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들이 이같은 공격에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잇단 사망 소식이 동맹국들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 국무부는 30일 한국인 피살과 관련해 논평을 내고 “미국정부는 한국정부와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루 핀터 부대변인은 “이라크 재건을 위한 한국의 국제적 기여를 깊이 감사한다”면서 “이같은 가증스런 공격으로 이라크의 안정과 민주화를 위한 결의가 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급증하고 있는 저항세력들의 공격이 동맹국 정부들의 이라크 정책을 재고시킬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동맹국을 겨냥한 저항세력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동맹국 내부의 파병반대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USA투데이는 1일 “이라크 저항세력들의 잇단 공격은 향후 주둔 여부에 대해 가뜩이나 회의를 갖고 있는 연합군의 미래를 더욱 위태롭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파병을 고려중인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자국 내에서 지지를 못 받고 있기 때문에 (이라크에서 발생한 자국인) 사상자는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민간인들에 대한 게릴라들의 공격은 이라크 국민들을 협박하고 연합군의 의지를 깨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세 강화와 관련, 폴 브레머 이라크 최고행정관이 미국의 조기주권이양 발표로 레임덕 현상을 겪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성급한 주권이양계획 발표로 이라크인들이 미국에 협조하지 않고 달력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1991년 걸프전에 참전했던 배리 매카프리 예비역장군은 1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이라크에서 이미 게릴라전 양상이 전개되고 있는데도 팬타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비현실적인 전략을 고집하고 있다며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워싱턴/정동식특파원 dosje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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