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위협 심각성 인식’ 보여줘 국민들엔 ‘안심 메시지’ 전달

2015.12.07 21:08 입력 2015.12.07 21:12 수정
김유진 기자

5년 만에 백악관 집무실서 마이크 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총격과 이슬람국가(IS) 문제를 놓고 6일 연설을 한 곳은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였다. 오바마가 이곳에서 언론에 생중계되는 연설을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어서 해석이 분분하다. 2009년 취임 이래 오바마가 오벌오피스에서 연설한 것은 2010년 6월 멕시코만 BP 기름유출 사건 때와 그 두 달 뒤 이라크전 종료선언 때뿐이었다. 그때도 연단을 놓지 않은 채 책상에 앉아서 발언했다.

이번 연설장으로 집무실을 택한 것은 국민들에게 IS의 위협을 매우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테러 위협 속에서) 국민을 안심시켜야 하는 중대 상황임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정부는 그동안 IS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테러 위협을 부풀리고 무슬림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며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는 공화당 대선 주자들을 의식한 제스처일 수도 있다. 백악관은 미국인들이 과열된 선거 캠페인의 영향을 받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오바마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해온 일들에 대해 대통령이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오바마는 주로 백악관 이스트룸이나 로즈가든에서 중대 발표를 해 왔다. 이스트룸은 백악관 크로스홀을 지나 연단까지 걸어가는 장면이 모두 촬영되기 때문에 좀 더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건강보험 개혁안을 발표하고 오사마 빈라덴 사살을 알린 장소도 이스트룸이었다. 게다가 오벌오피스는 구조상 짧은 성명 발표에 적합하기 때문에 황금시간대 방송 생중계로 시선을 집중시키기에는 불리하다. 긴 연설에 강한 오바마는 그간 이런 점까지 고려해 오벌오피스를 피해왔다.

오바마는 연설 주제와 관련 있는 워싱턴 바깥의 상징적인 장소를 선호하곤 했다. 집권 첫해 이집트 카이로대에서 세계 무슬림에게 화해의 메시지를 발표한 것이 대표적이다. 흑인 민권운동 50주년 기념 연설은 흑인 행진이 일어난 앨라배마주 셀마에서, 경제에 관한 연설은 워싱턴의 조지타운대에서,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대한 연설은 뉴욕주의 웨스트포인트 사관학교에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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