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패닉 이민자 증오” 텍사스 대형마트 총기 난사 20명 사망

2019.08.04 21:43 입력 2019.08.05 08:41 수정

미국 주말 잇단 총격 참사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 총기 난사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3일(현지시간) 사건 현장 주변에 모인 아이들이 어깨를 맞댄 채 촛불을 들고 있다.  엘패소 | A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 총기 난사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3일(현지시간) 사건 현장 주변에 모인 아이들이 어깨를 맞댄 채 촛불을 들고 있다. 엘패소 | AP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연일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해 최소 29명이 숨지고, 52명이 다쳤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총기규제 완화 기조와 맞물려 최근 총기 난사 사고가 잇따르자 비난 여론이 다시 들끓고 있다. 특히 멕시코 접경 도시인 엘패소 총기 난사 사고의 경우 히스패닉계 주민을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일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엘패소의 월마트에서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해 최소 20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다. 지역 경찰은 이날 월마트 밖에서 물리적 충돌 없이 21세 백인 남성 패트릭 크루시어스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크루시어스는 이날 AK-47 타입의 소총을 들고 시엘로비스타 상가 밀집지역 맞은편에 위치한 월마트에 들어가 오전 10시39분부터 무차별 총격을 벌였다. AP통신 등은 신학기철인 데다 주말이어서 쇼핑을 하려는 인파가 몰려 인명피해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3000명 이상이 월마트에 머물렀던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남부 멕시코 접경 도시 엘패소 총기 난사 사고의 용의자인 패트릭 크루시어스가 3일(현지시간) 소총을 들고 월마트에 들어서는 모습이 CC(폐쇄회로)TV에 찍혔다.   엘패소 | UPI연합뉴스

미국 남부 멕시코 접경 도시 엘패소 총기 난사 사고의 용의자인 패트릭 크루시어스가 3일(현지시간) 소총을 들고 월마트에 들어서는 모습이 CC(폐쇄회로)TV에 찍혔다. 엘패소 | UPI연합뉴스

엘패소 월마트 백인 남성 총격
온라인 ‘반이민 선언문’ 작성
히스패닉 많은 곳 찾아 범행

그레그 앨런 엘패소 경찰서장은 “우리는 이 남성이 작성한 (반이민) 선언문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이 증오범죄와 관련돼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크루시어스는 온라인 커뮤니티 ‘8chan’ 등에 익명으로 올린 선언문에서 “텍사스를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접수하도록 놔둬서는 안된다”면서 뉴질랜드 이슬람사원 테러범을 지지하는 발언도 했다. 한 달 동안 범행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총격에 사용할 무기 종류까지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패소 인구의 특수성, 이곳이 용의자 주거지와 멀리 떨어진 곳이란 것을 감안할 때 이민자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엘패소는 2017년 기준 전체 인구 중 히스패닉계 비율이 82.8%다. 크루시어스가 살고 있는 텍사스주 동부 앨런까지는 차로 10시간 넘게 걸린다. 멕시코 정부는 이번 사고로 자국민이 최소 3명 사망했으며,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13시간 뒤 오하이오서도 총격
용의자 사살…최소 9명 사망

엘패소 사건 발생 13시간 뒤인 4일 새벽 1시쯤 데이턴 오리건 구역에서 총기 난사 사고가 발생했다. 사건 현장에서 사살된 용의자를 제외하고 최소 9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다쳤다. 용의자가 방탄복을 입고 있었다는 것 외에 신원이나 범행 동기 등은 밝혀진 것이 없다. 미국 언론들은 오리건 구역은 식당과 술집 등이 밀집된 지역으로 그동안 매우 안전한 지역으로 분류됐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캘리포니아주 북부 소도시 길로이에서 열린 ‘마늘 축제’ 총기 난사 사건을 포함해 지난 일주일 사이에만 4차례 공공장소에서 총기 난사 사고가 벌어졌다.

“히스패닉 이민자 증오” 텍사스 대형마트 총기 난사 20명 사망

1주일 새 4차례 총기 사고에도
트럼프 ‘규제’ 전혀 언급 안 해

잇따른 총기 난사 사고에 트럼프 정부의 총기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비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은 트위터에 “얼마나 많은 생명이 희생되어야만 하는 거냐”고 비난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모두 공격용 총기 소지 금지, 총기구매 희망자 신원조회 강화 등 강력한 총기규제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난 오늘의 증오에 찬 행동을 규탄하는 이 나라의 모든 사람들에 동조한다”며 “연방정부가 도울 수 있는 것은 최대한으로 돕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총기규제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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