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드 살해’ 경찰 첫 재판…“부당한 물리력”에 “훈련대로”

2021.03.30 21:43 입력 2021.03.30 21:53 수정

검찰 측 “무릎 압박 9분29초”…변호인 “인종차별 무관” 공방

미 경찰 살인죄 판결 드물어…백인 배심원 비중 줄여 ‘주목’

<b>8분46초간의 애도</b> 조지 플로이드 가족 측 변호인 벤저민 크럼프(가운데)가 29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지방법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그는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무릎에 뒷목이 눌린 시간인 8분46초 동안 무릎을 꿇어 고인을 애도했다. 미니애폴리스 | 로이터연합뉴스

8분46초간의 애도 조지 플로이드 가족 측 변호인 벤저민 크럼프(가운데)가 29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지방법원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다. 그는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무릎에 뒷목이 눌린 시간인 8분46초 동안 무릎을 꿇어 고인을 애도했다. 미니애폴리스 | 로이터연합뉴스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백인 경찰 데릭 쇼빈(사진)에 대한 첫 재판이 29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헤너핀카운티 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지난해 6월 전 세계적인 인종차별 반대시위를 촉발한 이 사건에 대해 유죄 판결이 내려질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국에서 경찰이 살인죄로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검찰과 변호인은 이날 첫 공판에서 플로이드 사망 원인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사 제리 블랙웰은 “쇼빈은 플로이드의 목숨을 고려하지 않고 과도하고 부당한 물리력을 써서 플로이드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수갑을 찬 플로이드가 “숨을 쉴 수 없다”고 27번이나 애원하는 동안에도 쇼빈은 목 누르기를 그만두지 않았다. 검사 측은 사망 당시 동영상을 배심원들에게 보여주면서 쇼빈이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른 시간은 애초 알려진 8분46초가 아니라 9분29초였다고 밝혔다.

‘플로이드 살해’ 경찰 첫 재판…“부당한 물리력”에 “훈련대로”

쇼빈 측 변호인인 에릭 넬슨은 “쇼빈은 19년 재직 기간에 걸쳐 훈련받은 대로 정확히 행동했다”면서 “물리력 사용은 경찰 활동의 필수적인 요소”라고 반박했다. 넬슨은 숨진 플로이드의 체내에서 필로폰과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성분이 발견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플로이드는 약물 남용과 지병인 고혈압, 심장질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플로이드의 죽음이 인종차별과는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플로이드는 지난해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한 편의점에서 20달러(약 2만3000원)짜리 위조지폐를 사용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쇼빈의 무릎에 10분 가까이 목이 눌려 숨졌다. 목이 눌린 그가 외친 “숨을 쉴 수 없다”는 말은 이후 미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진 인종차별 반대시위의 핵심 구호가 됐다. 쇼빈은 같은 해 6월 2급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2급 살인죄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40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그러나 쇼빈이 실제 유죄 판결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에선 매년 경찰에 의해 1000여명이 목숨을 잃는다. 하지만 지난 15년간 기소된 경찰은 200명이 안 되고, 기소된 이들 중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찰은 50명도 안 된다. 기소율은 1~2%에 그치고 어렵게 기소해서 재판까지 가도 배심원들은 업무상 정당방위라는 경찰 측 주장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다만 미국 언론들은 이 사건의 배심원 구성이 일반적인 재판과는 다르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사건의 배심원 15명 중 백인은 9명, 비백인은 6명으로, 재판이 이뤄진 헤너핀카운티의 백인 인구 비율(74%)보다 백인 배심원의 비중이 줄었다. 재판부는 사전 설문조사를 통해 인종차별적 편견이 있는 사람은 배심원단에서 배제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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