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물가전쟁 초강수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2022.06.16 05:11 입력 2022.06.16 06:38 수정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5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APF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5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APF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초강수를 단행했다.

연준은 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미국 기준금리는 현행 0.75~1.00%에서 1.50∼1.75%으로 크게 올랐다.

연준이 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한 것은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연준은 코로나19 이후 크게 오른 물가를 잡겠다며 금리를 지난 3월 0.25%포인트, 지난달에는 0.5%포인트 인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빅스텝 직후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으면서 6∼7월에도 0.5%포인트씩의 금리 인상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 인상폭을 더 키운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그 만큼 심각하게 본 것이다.

파월 의장은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가파르게 올린 이유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뜨거웠고 대중들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높았다”며 “이번 회의에서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준은 회의 후 성명을 내고 “인플레이션은 팬데믹과 관련된 수급 불균형, 에너지 가격 상승, 광범위한 가격 압력을 반영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8.6% 상승해 1981년 이후 4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항공료, 임대료, 자동차, 식품, 연료 등의 가격이 다발적으로 올랐으며 분유와 생리대 등 필수품의 품귀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휘발유는 갤런당 평균 5달러로 1년 전보다 2달러 가까이 올랐다. 이 같은 가파른 물가상승은 가계와 기업을 압박하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연준은 이번에 금리인상을 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1.7%로 대폭 낮췄다. 물가를 잡기 위해 고용악화 및 침체를 어느 정도 감수하겠다는 의미이다.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3.4%에서 5.2%로 상향했다. 실업률은 올해 3.7%, 내년 4.1%로 내다봤다.

연준의 계획대로라면 금리는 올해 말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3.4%, 내년 말에 3.8%에 이른 뒤 2024년에야 다시 내려간다. 연준이 2년 동안 물가와 싸우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파월 의장은 7월 금리인상폭도 0.5%~0.75%포인트일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 발표 이후 회사채의 기준이 되는 국고 2년물 금리는 3.3%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국고 10년물 금리는 2011년 이후 최고치인 3.4%를 기록했다. 증시는 안도 랠리를 이어갔다. 연준이 2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예상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행보로 받아들여졌지만, 이러한 공격적인 조치가 오히려 물가 안정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에 시장이 안도한 것으로 CNBC방송은 분석했다.

다른 중앙은행들도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7월 11년 만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예정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최근 4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했으며 오는 16일 금리를 결정하는 회의를 연다. 세계은행은 지난주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물가인상을 동반한 경기침체인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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