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는 아마존을 구할 수 있을까…AP “과거 환경정책 들쑥날쑥”

2022.08.09 16:44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왼쪽)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 AP연합뉴스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왼쪽)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 AP연합뉴스

오는 10월 브라질 대선은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의 대결로 압축된다. 국제사회는 룰라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 취임 이후 역행해온 브라질의 환경정책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룰라 전 대통령의 과거 이력을 고려하면 우려스러운 대목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AP통신은 지난 7일(현지시간) 환경을 중시하는 브라질 유권자들이 “재앙적인”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문제적인” 룰라 전 대통령 사이에서 양자택일의 선택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룰라 전 대통령의 환경정책은 들쑥날숙했다”면서 이번에 재집권하면 그때와 다를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첫 집권 때인 2003년 첫 환경장관으로 아마존 출신 환경운동가 마리나 시우바를 임명했다. 시우바 장관은 아마존 삼림보호 구역을 확대하고 삼림훼손을 적극 저지하는 정책을 펼쳤다. 룰라 전 대통령 집권기(2003~2010) 이후인 2012년 아마존 삼림손실 면적은 84% 감소했다.

그러나 룰라 전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경제성장을 위해 농업 부문과 타협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2007~2011년 브라질 국영 개발은행은 거대 정육기업 JBS의 모기업에 수십억달러를 유리한 이자율로 대출해줬다. JBS는 아마존 내에 불법적으로 조성된 목장에서 나온 소고기를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 전 대통령은 2010년에는 원주민들의 삶터를 빼앗고 환경을 파괴할 우려 때문에 몇 차례 입찰이 중단됐던 거대 수력발전 댐인 벨로 몬테 건설을 강행해 환경운동가들과 원주민들의 거센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댐 건설로 원주민 4만명의 삶터가 파괴됐으나 룰라 정부는 심각한 전력난 해소와 경제성장을 위해 댐 건설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 6월 아마존 지역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벨로 몬테 댐 건설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댐 건설은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했으며 당시 정부는 수몰지역을 애초 계획안보다 3분의 2로 줄였다고 말했다.

벨로 몬테 댐 건설로 피해를 입은 원주민 주마 시파이아는 AP통신에 “룰라 정권에서 벨로 몬테 건설을 추진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면서 “배신당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룰라 전 대통령이 보우소나루 대통령보다는 아마존의 미래를 위해 더 좋은 선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영리단체 아마존워치의 아나 파울라 바르가스 국장은 “룰라가 이기면 대화하고 압력을 넣을 여지가 있다. 보우소나루가 이기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5~7일 유권자 2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룰라 전 대통령은 지지율 41%를 기록해 보우소나루 대통령(34%)을 7%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5일 여론조사와 비교해 지지율 격차가 절반으로 줄었다. 대선 일자가 가까워지면서 두 후보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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