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3국행 루트’ 동남아 선호

2003.08.01 18:44

31일 방콕 주재 일본 대사관에 탈북자 10명이 진입한 것을 계기로 동남아가 새로운 탈북자 루트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한국, 일본 등 탈북자 지원단체에 따르면 탈북자들이 북한을 탈출해 제3국으로 가는 루트는 크게 3곳이다.

그동안 주로 이용됐던 곳은 중국이다. 다만 중국의 경우 현지 공안당국의 감시가 강화된 상황이어서 최근에는 탈북자 루트의 중심지에서 벗어났다고 지원단체들은 말하고 있다. 일본의 한 탈북자 지원단체 관계자는 “중국루트는 너무 많이 공개된 데다 공안당국의 감시도 심해 사실상 폐쇄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두번째 이용됐던 것이 몽골 루트다. 다만 중국대륙을 육로로 횡단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데다 브로커 비용도 많이 들어(1인당 1천만원 안팎) 최근 들어서는 시들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부각되고 있는 쪽이 동남아 루트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동남아 루트가 선호되기 시작한 것은 5년 전쯤부터다. 중국에 들어간 탈북자들이 기차편이나 버스편을 이용해 태국·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 국경으로 이동, 국경을 넘은 뒤 현지에서 체류하다 기회를 엿봐 서방 대사관을 찾는 방식이다. 다만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의 경우 북한의 공관이 있어 태국이 선호되고 있는 상황이다.

재일동포 탈북자인 문현일씨는 “동남아의 사회주의 국가에서 망명을 신청할 경우 현지 국가는 중국의 눈치를 살펴야 하지만 태국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재일동포 탈북자는 “어려움이 있기는 하지만 일단 동남아 국가에 안착하기만 하면 중국에 비해 훨씬 안전하게 기회를 엿볼 수 있다”며 “태국의 경우만 200여명의 탈북자들이 서방 기관 진입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도쿄/박용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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