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조류독감 확산, 베트남 올해 11명 사망

2005.02.01 17:54

음력 설을 앞두고 베트남과 태국 등지에서 닭 소비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동남아 조류독감이 다시 확산되고 있다. 베트남 등은 국제기구들이 참가하는 조류독감 정상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닭띠 해’에 조류독감 공포=베트남에서는 올 들어서만 15명의 조류독감 바이러스(H5N1) 감염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11명이 숨졌다. 전국 64개 주(州) 중 절반의 조류 농장에 바이러스가 퍼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8일부터 시작되는 음력 설(떼뜨) 연휴가 다가오며 제삿상에 쓰일 닭 소비량이 큰 폭으로 늘고 있어 조류독감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조류독감으로 2003년 말부터 4천만마리의 닭을 도살한 베트남은 “닭띠해인 올해 만큼은 ‘조류독감의 해’로 만들지 않겠다”며 대처하고 있다. 호찌민시는 비위생적인 생닭 재래시장을 폐쇄했고 전투경찰까지 동원해 주요 고속도로 입구에서 도시로 들어오는 닭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태국은 도축장 등의 위생 상태를 철저히 감독키로 했으며 사람들이 오고가는 도로 등 공개된 장소에서 닭을 도살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또 안전기준을 지키는 관허 도축장에 대해서는 “안전한 닭”이라는 스티커를 발부해줄 예정이다.

두 국가는 23~25일 세계식량기구(FAO) 및 세계보건기구(WHO)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류독감 발생 억제책과 향후 대책을 논의하는 조류독감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인간 대(對) 인간 전염 현실로=아직 WHO의 공식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제 조류독감은 ‘조류 대 인간’뿐 아니라 ‘인간 대 인간’ 감염도 가능하다는 것이 기정사실이 됐다.

타임 아시아판은 최신호에서 베트남의 한 농부가 지난해 12월말 거위 피를 넣은 음식을 먹은 직후 조류독감에 감염돼 병원 치료를 받다 숨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루 뒤 그를 병간호하던 남동생 역시 조류독감 바이러스 양성반응을 보이고 있다.

〈손제민기자 jeje17@kyunghyang.com〉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